[펌] 어선 월선 → 북함정 남하 ‘악순환’

2002년 7월 2일 at 11:29 pm

어선 월선 → 북함정 남하 ‘악순환’


* 연평도 어민의 증언 (게시판)

연평 꽃게 고갈 ‘북으로’…해군단속 애먹어
“남북 공동조업구역 설정이 근본 해결책”

서해교전 사태 새국면

온나라를 충격속으로 몰아넣었던 서해 북방한계선 교전의 배경에 연평도 지역 어민들의 과도한 불법 어로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서해교전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 불법 어로행위 = 군 관계자들이 전하는 연평도 인근 해역의 불법 어로행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정부는 서해 어로한계선 북한쪽이어서 항상 위험을 안고 있지만 어민들의 생계를 위해 연평도 남쪽에 연평 주변 어장, 백령도.대청도.소청도 동북쪽에 대청 근해어장, 강화동 서쪽에 만도리 어장을 설정해 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 어장은 오랜 어로활동과 어망 등 어구의 폐기로 어획량이 많지 않아, 어민들은 끊임없이 어업통제선을 이탈해 조업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어민들은 어장에서 순순히 조업하느니 며칠동안 조업금지의 제재를 가하는 벌칙딱지(스틱커)를 발부받더라도 어장을 벗어나려 한다”며 “이에따라 이곳을 나가있는 고속정들은 북한한계선(NLL)을 침범하는 북한 함선보다도 오히려 우리 어선에 더 정신이 팔릴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어민들은 자신들을 단속하는 고석정의 출입을 방해하기 위해 작전항로에 그물을 마구 뿌려놓기도 한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해군 함정이 그물에 걸리면 스크루가 파손돼 배가 완전히 망가진다”며 “이 때문에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북한 군함을 대처하는데 10~20분 늦어지는 것은 다반사”라고 말했다.

◇ 북방한계선과 해상경계선 = 지난달 29일 서해교전이 있기 전에도 27,28일 연소으로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했다. 사흘 동안 연평 주변 어장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어민들도 어업통제선을 벗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북한 경비정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을 남한 어민들이 침범했기 때문에 단속을 명분으로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것으로 본선된다.

한 군 관계자는 “어민들이 어럽통제선을 이탈하면 해군은 바빠진다”며 “곧이어 북한 군함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사례가 많아 양쪽 일을 다함께 처리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이번 서해교전의 근본원인은 남쪽에서 주장하는 북방한계선과, 북한에서 주장하느 해상경계선에 대한 의견 차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또 이런상황에서 어민들이 어업통제선을 이탈해 북한 군함이 북방한계선을 넘어오는 빌미를 제공했고, 해군은 북방한계선을 사수하기 위해 출동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해교전 문제는 국제법적으로 미해결 상태인 북방한걔선과 해상경계선에 대해 남북 당사자들이 공동조업구역 설정 등 합의를 이뤄내야만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 국방부 거짓발표 및 은폐의혹 = 국방부는 서해교전 발생 초기 사건발표를 통해 “우리 어민들이 해군의 통제를 잘 따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발표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방부의 ‘거짓말’ 배경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가 이번 사건의 배경과 관련해 어민들의 불법어로 사실을 덮어주고 단지 북한 경비정의 북방 한계선 침범과 선제공격으로 몰아간 데는 ‘불법어로 묵인’에 따른 책임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성걸 기자 sk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