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그만둔 지 1년, 프로그래밍에서 손 뗀 지 반 년 이상..

2005년 3월 20일 at 1:45 pm

2004년 3월. 엔씨소프트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서의 복무를 마치고 나는 학교로 돌아가게 되었다. 2000년 말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위자드소프트에 몸을 던진 지 3 년하고도 3개월의 시간이 흐른 끝에 자유의 신분을 얻게 되었다.
더이상 매일 아침 9시 집 앞에서 960 좌석을 탈 필요가 없게 되었고, 회사에 출근해서 메인컴엔 비쥬얼 스튜디오를, 보조컴엔 컴파일러를 띄울 필요가 없게 되었고, 일이 끝나고 나서 공짜 저녁을 먹고 올 수 없게 되었다. 일주일에 3일은 아침 일찍 학교에 가야 했고, 일주일에 4일은 학교에 갈 필요가 없게 되었으며, 언제든지 위닝을 하고 싶을 때면 SCAA방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회사에 가면 업무용품들이 제공되듯 교재가 제공될 줄 알았으나 나만 교재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당황했고, 근무시간만 지나면 자유를 얻게 되던 삶과 달리 레포트라는 것을 받게 되었다. 4월 한달간은 교생실습을 가서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긴장상태로 힘들게 지냈다.
어느 날 안성진 교수님과의 면담을 신청하고 한시간여의 상담을 끝내고 난 후에 나는 어학연수를 결심했고, 플로리다 게인스빌의 University of Florida 로 목적지가 정해졌다.
컴파일러 과목의 기말 프로젝트로 제출한 C 언어 렉시컬-신택스 애널라이저. C 소스를 입력받아 분석하여 XML 형태로 출력한 그 레포트가 나의 가장 최근 프로그래밍이었던 듯 하다.
2004년 8월 21일, 나는 그렇게 비행기에 올라탔고, 2005년 3월 19일이 된 지금까지도 프로그래밍과 담을 쌓고 지내고 있다. 하루도 날 가만 내버려두지 않던 C 언어. 이젠 다시 하게 되면 어떠한 기분이 들지 모르겠다.
C Language 와 English Language. 전자는 98년 대학에 들어간 이후 반년 전까지 했다. 후자는 98년 대학에 들어간 이후 안 하다가 반년 전부터 시작했다. C Language 의 심오한 Grammar 를 완벽이라곤 말 못해도 훌륭하게 이해해낸다. English Language 의 Grammar를 허접하게 이해하지만 나름대로 항상 Grammar 만은 가장 높은 클래스에 배당된다. 역시 언어간엔 일맥상통인가보다.
이제 반년 후면 복학. 학교 생활에서 내가 얼마나 프로그래밍을 많이 하게 될진 몰라도 지금보단 많이 하겠지. 어느 날 VC++ 툴 화면에서 열심히 코딩을 하고 있겠지.
그게 과연 잘 될까? 1년간의 공백을 나는 잘 극복할 수 있을까? English 라는 새로운 Language 를 연습했을 뿐. C Language 는 그대로 전처럼 할 수 있을까?
그것보다.. 한국어를 전처럼 할 수 있을까? 혹시 맥도날드 가서 해피 미을~하고 발음하는 건 아닐까? 스타벅스 가서 컈러멜 f후라뿌치노라고 발음해버리는 건 아닐까? 생각해보니 이쪽이 더 우숩구나. 하하.
다시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고 싶다. 나름대로 재밌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