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석이는 34년 전 오늘 태어났고, 31년 전 오늘 지인들을 모두 불러 성대한 생일파티를 준비했지만 결국 그 해 여름 떠나고 말았다.
종석이가 가고 나서 항상 난 암이란 놈을 궁금해했다. 그놈은 대체 뭔가? 왜 존재하는가?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가?
아무리 알려고 해도 알게 되는 것은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 뿐이다. 아니,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해야겠지.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몸엔 암세포가 자라나고 있으며, 그 암세포들은 다행히 커지기 전에 죽어버리거나, 혹은 아직 내가 그걸 알지 못하는 상태일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멍청하게도 암을 현대 의학으로 치료하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다행히 현대 의학으로 치료하지 않아서 편하게 떠난 것일까?
만약 내가 그렇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종석이는 많이 공부했을텐데.
오늘 국회 도서관에 가니 녀석이 그리웠다. 여기서 근무했을텐데. 떠나기 전에 인터넷만 챙겨갔으면 참 좋았을텐데.
100년 후에 보자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