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납부 거부 투쟁에 대한 짧은 생각

2000년 3월 22일 at 12:15 am

등록금이 9% 가 넘게 인상됐다. 재단으로부터 많은 돈이 들어오고 명륜만 해도 거대한 공사를 두 개나 하면서도 이월된 적립금이 400 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록금을 9% 나 인상시킨다고 한다.

지난 2 년간 등록금을 전혀 인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동안 물가는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인상될 것을 기준으로 짜여졌다고 한다.

솔직히 대학 등록금은 너무 비싸다. 상당 부분을 국가에서 보조해 주었으면 한다. 국립대처럼.

이월된 적립금이 400 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냥 썩혀두기 아까운 돈이다. 그렇다고 등록금 줄이고 저걸로 충당할 수도 없다. 어찌 보면 선배들이 물려준 재산일 수 있으니까. 저것을 수익사업에 사용했으면 한다. 벤쳐 캐피탈도 좋고 우유 산업에 뛰어드는 것도 좋다. 연세대처럼 빌딩을 하나 짓는 것도 좋다.

그렇지만 무조건적인 인상 반대는 반대다. 국가에서 보조해 주지 않는 한 지금이건 언제건 오르기는 올라야 한다. 우리가 더욱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서이다. 우리과 실습실은 구닥다리 펜티엄 II-233에 32MB RAM이다. 공과대학교 같은 경우에도 실험실습실의 설비에 많은 돈이 든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나는 충분한 지원을 받기를 바란다. 애플 컴퓨터가 차고에서만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니까.

그럼에도 아직 등록금을 내지 않았다. 600 주년 기념관이 자랑스럽고 멋있는 종합강의동 C 동이 자랑스럽지만 600 주년 기념관은 교직원들의 건물이고 종합강의동 C 동은 기업들을 위한 건물처럼 된 것 같다는. 학생회의 납부 거부 이유와는 다른 이유로 수단에 동의하니까.

학생회에서는 민주 납부를 하자고 한다. 내용인 즉, 등록금을 총학생회 계좌로 입금하고 그것을 가지고 학생회가 학교와 협상한다고 한다. 학생들에게는 절대 피해가 가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이미 1 학년때 수강신청 거부 운동에 동참했다가 마지막까지 수강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알아서 빈 자리에 들어가라는 절망적인 말을 들었으니까. 그때도 절대 피해가 가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아마도 3 월 23 일에 등록금 납부 마감일일 것이다. 오늘 집에 등록금 고지서를 가져다줬다. 3 월 23 일까지 낼 수 있을까. 내지 않으면 제적일테니 낼 수 있겠지.

뭔가 어긋나는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