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A와 나.

2000년 3월 11일 at 12:39 am

기쁨과 슬픔, 사랑과 아픔, 성공과 실패, … 후다닥 흘러가버린 나의 2 년간의 대학생활의 대부분은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나의 사랑하는 동아리 SCAA와 함께 했다고 할 수 있다. SCAA와 SCAA外로부터 나는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당시에는 별 감흥도 없었던 성균관대학교 합격 소식. 그것이 기뻐질 무렵 나는 성균관대학교 홈페이지와 성균관대학교 통신 동호회(성통회)를 돌아다니다가 성균관대학교 통신홍보팀(SCAA) 수습팀원 모집공고와 SCAA에 대한 소개를 들을 수 있었다. 학과 간담회보다 일주일가량 빨랐던 SCAA 수습팀원 면접. 나의 학교 생활은 그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나는 SCAA에서 처음으로 선배와 동기들을 접했다. 학기초에 학과에서 주위의 눈치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꽈 친구들에게 SCAA를 소개했다. SCAA에서 살다시피 하게 된 건 지루하게도 길었던 1 학년 여름방학때였을까. 빵점학교에 자전거 여행, … 한가하지는 않았지만 뭐라고 하지 않으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던 그 여름을 난 SCAA에서 보냈다. 있다보니 공부도 되고 동기들과도 더 친해지고.. 지금까지중에 가장 뿌듯한 방학이었다.

내가 SCAA에서 얻은 것과 그곳에서 겪은 슬럼프, 그리고 나의 희생, .. 그 모두가 소중한 경험이 되어 나의 피와 땀이 되고 나 자신이 되었다. 그곳이 아니었던들 내가 인터넷에 대해 지금 얼마나 알 것이며 학교 생활에 있어 현재 얼마나 즐거울 것이며 앞으로의 학교 생활에 대해 무슨 계획이 있었을 것인가. 고시공부를 한다며 뛰쳐나갔던 SCAA, 그러나 그 계획은 무기한 보류, 나는 이제 적극적으로 뛰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다시 SCAA로 돌아오게 되었다. SCAA가 아니었다면 나 정도는 이미 군대에 가버렸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SCAA는 학교로부터 공식적인 지원을 받는 교내 학생자치활동기구이다. 즉, 방송국, 신문사, 영자신문사, 알리미, 학생회 등과 같은 등급의 기관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열악한 인프라와 활동비 지원. 몇몇 열성적이고 능력 있는 팀원들의 덕에 SCAA가 즐겁고 능력있는 집단으로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지 않았을까.

그 열악한 지원이라도 받는다는 이유로, 우리에게 늘 뭔가를 시키는 교직원과의 접촉이 빈번하다는 이유로 SCAA는 다른 단체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다고 나는 느껴왔다. 학생회와 동아리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던 것이다. SCAA는 학교의 입장을 학생들에게 전하는 중간 매개 역할을 한다. 그러니까 SCAA는 학교의 앞잡이? SCAA는 종강에서부터 대학본부까지 그 기나긴 길을 자주 들락거린다. 교직원의 앞잡이?

나는 성균관대학교에 소속되어 있고 성균관대학교 학생회에 소속되어 있는 성균관대학교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그 둘 중 어느쪽도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쪽도 싫어하지 않는다. 나는 수강신청거부투쟁에 끝까지 참여하기도 했고, 총학생회의 대학본부 점거를 비판적으로 관망하기도 했고, 등록금납부거부투쟁을 중도적 입장에서 지켜보며 등록금 납부를 일시적 유보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결코 누구의 편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으며, 가장 SCAA다운 학생으로서 SCAA가 어느 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에 대한 서비스인 질문답변, 홈페이지, 학교 소식 공지, 문화웹진 발행, 학교 안내, … SCAA는 그간 많은 일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도 겪으며 발전과 후퇴를 거듭하며 대변혁이 불가피하고 대변혁을 할 수 있는 상황인 지금에까지 오게 되었다. 교직원의 영향으로 꾸릿꾸릿하게 바뀌어가는 학교 홈페이지로부터 손떼고 전혀 학생답지 않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질문답변으로부터 해방되고 학교 소식 공지과 학교 안내의 의무를 학교로 되돌리며 문화웹진 발행을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SCAA는 학교와 멀어져 학생들을 위한 웹사이트를 만들고 학생들을 위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로 탈바꿈해가고 있다. 지극히 당연하고 발전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성대 커뮤니티 사이트, 성대 포탈 사이트, .. 뒤늦긴 했지만 우리 학교에서 만들 수 있는 웹사이트는 무수히 많다. 무엇을 만들까? 앞으로 SCAA에 들어올 신입생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들이다.

우리 SCAA에는 멋진 새내기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즐겁게 생활하고 열심히 일하며 함께 공부하고 깊이 무언가를 고민할 수 있는 성대에서 가장 멋진 학생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그러한 새내기들을 통해 계속해서 SCAA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런 새내기들이 졸업하여 SCAA를 뒤에서 밀어줄 수 있는 든든한 OB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 또한 그러한 OB가 되길 희망한다.

선덕고등학교 장수 클럽 서열 1 위였던 주군, 성균관대학교 컴퓨터교육과의 어벙벙한 동기이자 선배인 주군, 성균관대학교 통신홍보팀(SCAA)를 사랑하는 주군, 벤쳐기업 사이넷에서 열심히 일하는 주군, … 나를 만들어온 이 많은 환경들, 모든 주군 중 하나의 주군을 만들어낸 SCAA, 많지만 알찬 나를 만들기 위해 힘쓰는 주군.. SCAA는 주군의 환경과의 투쟁과 동반사에 참으로 많은 영향을 끼쳤다. SCAA에 들어올 나의 후배들, 그들은 무엇을 배울까. 나는 정말로 추천하고 싶다. 그들이 SCAA에 들어와서 나와 다른 또다른 무엇인가를 배우고 느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