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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갑, 사람

  • 기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한다. 예술이 물리적으로 오랜 수명을 갖기도 하지만, 메시지를 한 번 전달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는 예술의 속성 떄문이기도 할 것이다. 같은 작품을 감상하더라도 지난번에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지난번에 느꼈던 감정, 그 시절의 추억을 그 작품에서 찾아낸다. 현재의 나를 작품에서 발견하며 작품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작품에서 미래를 꿈꾸기도 한다. 그 작품이 음악이 됐건 미술이 됐건 영화가 됐건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예술의 갑은 사람이 아닐까 한다. 아름다운 사람은 그 자체로 하나의 아름다운 미술품이다. 그 작품에서 지루함을 발견할 수 없도록 그 작품은 계속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표정을 짓고 다른 감정을 드러내며 다른 목소리를 들려준다. 참으로 아름다운 예술이다. 외모의 아름다움 외에 또 하나 있다면, 음식솜씨가 되지 않을까? 맛있는 음식은 아름답다.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이나 귀로 듣는 아름다움처럼 혀로 느끼는 아름다움이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누가 요리했는지에 따라 완전 다른 맛을 보여준다. 매 끼니마다 다르게 나오는 맛있는 음식은 변화해가는 예술이리라. 사실, 내게 있어 아름다운 외모를 추구하는 것에 비해 아름다운 음식을 추구하는 욕망의 강도는 훨씬 덜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반감되는 외모에 비해 아름다운 음식을 창조하는 사람의 솜씨는 세월과 함께 더욱 성숙되어간다는 걸 생각해보면 지금의 나와 세월이 흐른 후의 내가 느끼는 둘 사이의 간격은 좁아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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