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취재
* * 상권 형성에 어려움은 있지만 매력있는 ‘전주’
우리 나라에서 생산성 기반이 취약한 곳은?이라고 물을 때 우선 전라도를 꼽는데 크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만큼 이 지역은 국가 정책에서 소외당했으며, 그로 인한 응어리는 쉽사리 풀어질 줄 모른다. 이러한 응어리를 그들은 풀지 못할 ‘한’이라고 표현하며, 이 ‘한’은 다른 지역에서는 무서운 응집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직할시를 끼고 있는 전라도의 컴퓨터 시장은 전반적으로 보아 서울이나 부산, 대구에 비해 낮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전주, 광주, 목포의 컴퓨터 시장과 컴퓨터 교육을 점검해 본다.
서울 의존도 아직은 높아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약 3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전주는 전북 도청 소재지로 오는 10월 제72회 전국체전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탓인지 전국체전을 알리는 크고 작은 아치가 이곳저곳에 세워졌으며, 곳곳에선 치장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전북대, 전주대, 우석대 등 4년제 종합대학이 있는 이곳의 컴퓨터 취급점은 약 70여개로 작년 하반기부터 올 초에 많이 생겼으며, 집단상가를 형성하지 못한 채 대부분 뿔뿔이 흩어져 있다. 물론 덕진동에 컴퓨터 종합상가가 있긴 하나 고작 10개 업체가 들어섰을 뿐이다. 작년 12월에 형성된 이 컴퓨터 종합상가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3층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4층으로 나누어졌는데, 일반 소비자 상대보다는 대학 등에 납품을 주로 하고 있으며, 유통면에 있어서 서울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곳 상우회 총무를 맡고 있는 최원준 비트전산 대표는 “전주의 경우 서울에서 직접 내려와 판매하는 경우가 있어 상권형성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보급이 타 지방보다 더딘 편이어서 앞으로 매력은 있어 상권형성에 힘쓸 생각입니다. 그리고 오는 9월 27일, 전북 소재 각 대학 전산학과 연합회에서 전시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는데, 상가에서 장소제공 등 지원을 할 생각”이라고 밝혀 컴퓨터 마인드 활성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의 유일한 집단상가
컴퓨터 시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변해 이제 XT는 생산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즉 과거의 XT자리를 AT가 대신 차지하게 된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곳이라고 예외일 수 없어 한 컴퓨터 취급점의 경우 올 4월이후 XT가 단 1대도 팔리지 않았을 정도로 소비자의 대다수가 AT에 VGA를 원하고 있다. 행정전산망 관계로 공무원들의 구매 비율이 부쩍 높아졌다고 설명하는 장기성 토피아 전주지사 소장은 “공무원들은 대개 삼성이나 삼보, 현대 등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반면 학생들은 조립품을 구입하는 실정입니다. 학생들의 경우 요모조모 알아본 다음 구입하기 때문에 그런것 같아요”라고 말하면서 컴퓨터 취급점의 분산에서 오는 정보의 늦음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못해 자연히 타도에 비해 컴퓨터 보급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구매자가 학생층인 경우 눈에 띄는 것은 국민학교 4~중학교 2학년이 구매자의 대부분으로, 고등학생층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단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우리 나라의 교육현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소프트웨어에 관심 기울여야
한편 소프트웨어는 유틸리티나 워드프로세서, 게임 등 비교적 10만원 대 이하의 제품을 많이 찾는 편이지만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연말과 학기초에 반짝일뿐 전반적으로 판매가 뜸한 편이다. 그리고 소비자의 상당수가 아직까지 복제를 원하고 있어 소프트웨어의 제값 받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이처럼 복제를 선호하는 것은 하드웨어 구입시 도스나 몇 가지 애플리케이션을 덤으로 줌으로써 복제에 길들여진 탓이 크지만 정품을 구입했을 경우 사후 서비스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성수 전주 컴퓨터 백화점 대표는 제품이 버전업되면 제품을 모아 서울로 우송, 교환해 줘야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면서 “부모님의 경우 대개 하드웨어만 사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드웨어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그리고 사용자는 컴퓨터를 샀으면 한 번쯤 본체를 뜯어 카드를 슬롯에 꽂는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이제 시작인 BBS
전주뿐 아니라 전라도의 컴퓨터 시장이 그다지 활성화돼 있지 못한 까닭에 사설 BBS 역시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다. 현재 전주에서 손꼽을 수 있는 사설 BBS로는 까치멀(71-1930, 74-4586), 전주 KBS(70-7553), 초가집(74-4456) 등으로 이 가운데 학생이 운용하는 까치멀과 전주 KBS 사원이 운용하는 전주 KBS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3월에 개통한 까치멀은 까치 마을이란 뜻으로 까치는 전북을 상징하는 새이다. 400여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는 까치멀(시솝 : 박재현, 전북대 전자계산학과 2)의 특색은 백제 문화를 찾아서와 같은 애향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서비스와 언어, 제닉스 등 컴퓨터 강좌 서비스로, 하루 평균 100명 정도가 액세스하고 있다. 컴퓨터를 많이 알리고, 쉽게 배우게 하기 위해 까치멀을 시작했다는 초대 시솝 라수현(원광대 전자계산 공학과 4)과 운용위원 김대용(원광대 행정학과 4) 학생은 “까치멀 개통 당시 RBBS를 구하기 위해 서울까지 갔어요. 물론 전주에도 RBBS가 있었지만 버전이 낮았거든요”라고 프로그램 부족에 따른 고충을 털어놓으면서 각 BBS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올 3월, 전북 통신인 모임을 가졌는데 약 130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컴퓨터가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됨에 따라 상경계나 인문계 교수님들도 컴퓨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이들은 통신을 통해 알게 된 마산, 창원, 경주, 대구, 서울, 강릉, 관동 등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통신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면서 통신 여행을 권하기도.
살아 숨쉬는 컴퓨터 훈장 모임, 그러나 컴퓨터 교육은…
전주의 컴퓨터 교육은 광주나 목포에 비해 비교적 잘 돼있는 편이며, 그로 인한 교사들의 모임 또한 활발하다. 현재 활동 중인 모임으로는 국민학교 컴퓨터 교육 담당 교사 모임인 COCOS 전주 지회와 초중고등학교의 컴퓨터교육 담당이 아닌 교사 모임인 목요 컴퓨터 모임, 그리고 상고 전산담당 교사 모임인 EDPS를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COCOS 전주 지회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전주내 컴퓨터가 보급된 학교는 모두 13개교로 작년 11월 처음으로 IBM PC 호환기종이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전반적으로 컴퓨터 활용이 미비한 편이다. XT 20대와 AT 1대를 갖고 있는 문정 국민학교에서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는 정운조 교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교육개발원에서 각 시도 교육청에 소프트웨어를 보급하면 복사해 사용할 수 있지만 컴퓨터 교육 담당 교사의 자질 부족이나 소프트웨어 자체의 문제점으로 인해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합니다. 컴퓨터 교사의 자질 부족은 방학 중에 실시하는 교사 연수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즉 방학 중 60시간 받도록 되어 있는 현재의 연수로는 도스나 베이직, 또는 워드프로서의 맛만 볼뿐입니다. 그리고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2번 정도만 사용하면 식상하기 십상이죠” 정 교사 의견에서 볼 수 있듯이 소프트웨어나 교사 연수 자체에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것은 전시적인 컴퓨터 교육이 아닌 내실있는 컴퓨터 교육이 돼야 한다는 임재섭 교무주임의 말과 상통한다.
교육용 소프트웨어, 식상하기 딱 알맞아요
한편, 부팅이 되지 않는 등 고장이 나는 경우는 한 달에 평균 2대 꼴로, 이 경우 A/S를 요구하면 공급 업체에서 직접 내려오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드라이브 등을 서울로 우송을 요구, 시설 관리비 책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드프로세서로 학교 신문을 제작하는 등 비교적 컴퓨터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문정 국민학교는 아침, 점심, 방과 후 일정 시간 컴퓨터 교실을 개방하고 있으며, 컴퓨터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하늘과 같은 그래픽 소프트웨어와 게임을 활용하고 있다.
* * 광주 컴퓨터 시장의 심장 금남/반도상가
시장 질서, 바로 잡아야
결코 지워질 수 없는 5.18 민주 항쟁지로 잘 알려진 광주직할시의 컴퓨터 상권은 크게 조선대와 전남대 병원을 낀 대학가 주변과 금남/반도상가, 그리고 전남대 주변으로 나누어 진다. 이 가운데 중심적 역할을 하는 곳은 금남/반도상가로 이곳은 서울의 청계/용산 전자상가처럼 가전 제품 매장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 10년 전에 문을 연 반도상가는 주로 완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반면, 작년에 문을 연 금남상가는 조립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금남상가는 아직 입주가 덜 끝난 탓인지 군데군데 빈 매장이 눈에 띄는데, 이것은 광주의 컴퓨터 시장이 덜 활성화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광주의 컴퓨터 취급점과 학원 수는 어림잡아 각각 200여개, 300여개 된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의 말이며, 역시 AT가 판매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곳 학원 역시 베이직, 코볼, 포트란 등을 주로 강의하고 있으며, 파스칼이나 C언어 전문 학원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리고 CAD/CAM 전문 학원은 3곳 정도 있지만 아직은 초보단계로 기능익히기에 바쁘다고 한다. 이처럼 학원 강의 과목이 다양하지 못하고 CAD/CAM이나 컴퓨터 그래픽이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은 강사 수의 절대 부족과 강사의 80~90%가 전문대 또는 비전문인 출신이어서 전문 지식이 풍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글 문제 빨리 해결돼야
저가 경쟁으로 시장 질서가 무너져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컴퓨터를 살 때 가격에 제품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가격을 맞추어야 한다는 이명수 엠에스 컴퓨터 대표는 “대만산을 구입할 경우 A/S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2년전 386보드에 문제가 있어 서울로 가져갔는데 수리에만 3개월이 걸렸으니까요”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컴퓨터 값이 싸다는 것은 제품의 성능에 비해 값이 싼 것이지 돈의 액수가 적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조합형, 완성형 한글 문제점에서 오는 비호환성 때문에 소비자가 혼동을 가져오거나 이해를 못해 아예 구입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면서 한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는 동시에 많은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한 다음 구입할 것을 권했다. 시장 질서 문란에 한 몫 거드는 데에는 하드디스크의 재생품 사용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하는 박정영 전자전산인의 집 대표는 “현재 광주에서 판매되고 있는 하드디스크의 일부는 정식 수입선이 아닌 다른 경로, 예를 들어 본체 속에 넣어 들어오기도 합니다. 만일 재생 하드디스크나 출처 불명의 하드디스크로 인해 불량이 생기면 A/S가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격은 쌀지 몰라도”라고 말해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야기, 하늘, 그날이 오면 I II 등이 경북지역 출신들의 작품이라면 고도리(전남대 김홍기), 메디콤, RM 코볼 유틸리티(피콤 컴퓨터), 타이핑 매스터(과기대 장성철)등은 이곳 광주지역 출신들의 작품으로 풀지 못한 ‘한’에 기인한 생존의식으로 정보를 빨리 받아들이려는 열의는 있다고 한다.
제구실 못하는 자격증
전주의 컴퓨터 담당 교사 모임 활동이 비교적 활발한데 반해, 광주의 사정은 오히려 전주만 못하다. 전주의 경우 COCOS 전주지회, 목요 컴퓨터 모임 등 교사들이 중심이 된 모임이 몇 개 있지만 광주에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모임이 없다는 것이다. 북구 두암동에 위치한 동일실업 고등학교의 전산실무 담당 이남열 교사는 “실업계 학교의 경우 생활 보호 대상자가 한 반의 50%를 차지하고 있어 학생들의 컴퓨터에 대한 관심도는 낮습니다. 그리고 교육 위원회 내에 컴퓨터 교사 모임이 있긴 하지만 전공과 무관한 교사가 참여, 수준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고 말하면서 교사 연수교육 역시 효율적이지 못해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작년 12월 40대의 XT와 1대의 AT를 구입한 이 학교는 여학생 만을 대상으로 정보처리과를 설치, 정보처리 기능사 시험에 대비하고 있으나 자격증을 취득했다 하더라도 대부분 수원, 부천 등지의 대기업 생산직에 취직, 자격증을 활용치 못하고 있다. 이것은 광주 지역의 생산성 기반이 약할뿐 아니라 기업체의 전산화 미비로 자격증을 소지한 학생을 충분히 수용치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보처리 기능사 자격증이 사회에 진출함에 있어서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이유를 이남열 교사는 정작 실무에 필요한 파스칼이나 C언어를 제외하고 있어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실무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고 있다. 게다가 컴퓨터 경진 대회 예선의 경우도 GW-BASIC으로 문제를 풀도록 되어 있어 C언어가 중시되고 있는 지금의 추세에 역행된다고 꼬집었다.
C언어를 외면하고 있어요
우리 나라의 교육은 일단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인문계 고교에 컴퓨터를 보급했을 경우 2학년부터는 실질적인 활용이 불가능해 진다. 물론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도 직업 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긴 하지만 얼마만큼 효과를 거둘 지는 미지수이다. 따라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투자하는 비용을 실업계 고등학교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 이남열 교사의 지적이다. 그리고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과거에 보급된 8비트 PC가 대부분 학교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반면 이 학교는 실업계라는 특수성을 살려 전자과 실습 기자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금년 여름방학을 이용해 영국 교육현장을 둘러보았다는 송인동씨(전남대 영어학 박사과정)는 영국 펠스테드 중등학교의 경우 각 컴퓨터끼리는 물론 학교의 메인 컴퓨터와 지역 사회의 메인 컴퓨터가 LAN으로 연결돼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과 각종 자료를 무료로 검색할 수 있다고 말해 제 갈길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컴퓨터 교육 현실과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 * 갓 태어난 [목포]의 컴퓨터 시장
컴퓨터에 대한 인식 아직 낮은 편
광주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해안 도시 목포는 유달산과 삼학도로 잘 알려져 있다. 택시로 15분 정도면 시내 끝에서 끝까지 갈 수 있는 이곳 역시 전주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취급점은 군데군데 분산돼 있다.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 낮은 탓인 지 목포의 컴퓨터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편으로, 이곳 시장은 대도시의 컴퓨터 열기가 고조될 때 목포는 겨우 시작하는 단계이며, 대도시의 컴퓨터 열기가 퇴조할 때는 같이 퇴조한다고 표현된다. 학생들의 경우 삼성이나 대우 등 대기업 제품을 선호한다는 김승규 유니트 목포 지사장은 “목포에는 10여개의 컴퓨터 취급점이 있는데,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AT가 판매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XT는 중고가 팔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386 구매자의 경우 VGA가 기본이지만 AT 구매자는 VGA를 선호하나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매기는 그다지 없는 편”이라면서 AT와 386의 판매 비율은 8:2 정도라고 한다. 이곳 컴퓨터 수요층의 경우 전주나 광주보다 고등학생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실업계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만청과 한국통신, 수협이 있는 관계로 이들의 구매가 꾸준하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의 말이며, 최근에 들어서 내장형 모뎀과 애들립 카드를 많이 찾는 편이라고 한다. 그런 탓인 지 소프트웨어로는 음성 지원용 영어와 일어회화를 찾는 소비자가 많단다. 사설 BBS로는 24시간 운용하는 PC 라인 BBS(77-0388 : 시솝 채계관, 목포 PC라인 컴퓨터 유통센터 대표)과 오후 8부터 새벽 1시까지 운용하는 유달산 BBS(79-6496 : 시솝 박건희, 영화중학교 2)가 있다. 현재 40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PC라인 BBS는 올 4월에 개통했는데, 서비스 중에 목사님의 성경 설교 서비스가 있어 이채를 띄고 있다. 유달산 BBS는 올 8월에 개통한 관계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 그리고 목포 컴퓨터 통신의 활성화를 가록 막고 있는 장애 요소 중 하나로 우리 나라 최대 BBS인 KETEL 지국이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런 까닭에 KETEL에 접속하려면 광주를 통해야 하는데, 이 경우 막대한 전화비를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광주를 통해 접속하더라도 통신속도가 1200bps밖에 지원하지 않아 한 개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할 경우 전화요금을 감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목포의 컴퓨터 통신은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로 활성화되려면 얼마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 조성이 덜 됐어요
목포의 컴퓨터 학원은 26개로 이 가운데 85년에 문을 연 종로 컴퓨터학원은 386 1대, AT 10대, XT 45대를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 하드웨어도 강의할 목적으로 오실로스 코프 등 그에 필요한 기자재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강의하는 내용은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입문, 베이직, 코볼, 어셈블리 등으로, 방학을 이용해 워드프로세서 등을 강의하고 있다. 수강 인원은 약 200명으로 고등학생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70여명은 생활보호 대상자. 강의 과목 중 C언어가 없는데 대해 조만철 원장은 C언어를 가르치고 싶어도 원하는 사람이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여름과 겨울 방학 때 취업 대비를 위해 OJT 특강을 실시한다고 한다. 졸업생은 주로 군청이나 군 단위의 학원 강사로 취업하는데, 이는 목포에 기업체 전산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강의 외에 성적 또는 급여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이 학원에서는 OMR 카드리더를 사용해 각급 학교의 성적처리를 대행해 주고 있으며, 고입 선발 고사도 처리하고 있다.
이론과 프로그래밍 위주의 교육은 지양돼야
목포의 컴퓨터 교육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찾아간 곳은 목포 기계공고와 신명여상, 유달 중학교, 목포 여자 중학교로 목포 기계공고와 신명 여상의 경우 학교의 특수성 때문인 지 50대 이상의 XT를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반면 목포 여자 중학교와 중앙 여중은 아직 8비트를 그대로 쓰고 있는 실정으로, 이들 학교는 내년이나 내후년에 컴퓨터가 보급될 예정이다. 컴퓨터 교육에 있어 가장 커다란 문제는 교과 과정이 이론과 프로그래밍 위주로 되어 있는 점과 실기 교사 수의 절대 부족이라고 지적한 신명여상 정춘순, 윤정희, 서수경 교사는 학생들이 제대로 컴퓨터 교육을 받기 위해선 지금 수준의 실습실이 적어도 하나는 더 있어야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실습 시간 부족으로 학생들의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방과 후 희망자에 한해 2시간씩 도스나 스프레드시트, 워드프로세서, dBASE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업체에서 주산이나 부기, 타자 자격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정보처리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해도 취업에 별다른 도움이 못되는 형편이라고. 목포시 교육청 주최 교사 연수지정학교인 유달 중학교는 31대의 XT와 1대의 AT를 갖고 있다. 이 학교에서 컴퓨터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최동은 교사는 제 6회 컴퓨터 경진 대회 교사 부분 동상 수상자로, 교과서 내용만으로는 제대로 된 컴퓨터 교육이 불가능하며, 소프트웨어에도 커다란 문제점이 있습니다고 말했는데, 교육개발원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에는 경우 수학, 과학, 기술이 있지만 전체가 아닌 한 부분만 수록돼 있어 컴퓨터를 통한 수업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얘기다. 한편 모 업체의 제품을 공급 받았을 경우 목포에는 그 업체 직원이 일정기간만 파견돼 있는 상태라 A/S에 문제점이 있어 ‘모셔두기’라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돌아 오면서..
목포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그 동안 취재한 내용을 곰곰히 되씹어 보았다. 전라도 지역의 컴퓨터 시장과 교육은 확실히 덜 익은 사과였다. 컴퓨터 보급은 물량 공세로 나올 경우 비교적 단기간 내에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교육 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누가 누구를 가르쳐야 하는가. 컴퓨터 교사 연수 교육의 문제와 빈약한 교육용 소프트웨어, 그리고 한낱 종이에 불과한 자격증. 자기 고장 출신을 스스로 흡수하지 못하고 타 지역에 빼앗길 수밖에 없는 현실에 그들은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 입시 때와 취업 시즌이 되면 우르르 빠져나갑니다. 고장을 지킬 사람이 없어요 전주의 한 컴퓨터 취급점에서 만난 한 젊은이의 응어리진 이 말이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대변해 주고 있다. 풀뿌리 의회가 구성되었고 교육 자치제도 실시할 수 있게 되었으니 중앙에 못지 않은 활발한 시장 경제와 내실있는 컴퓨터 교육을 기대해 본다.
COCOS 전주지회 부회장인 정운조(왼쪽), 오연호(오른쪽) 교사
올 2월 22일에 발족한 COCOS(한국컴퓨터교사 연구회) 전주 지회는 전주내 컴퓨터 교육 활성화에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는 모임. 현재 회원은 32명으로, 이 가운데 프로그래머가 7명으로 이들은 주로 CAI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지회장인 김봉주 교장(초포국민학교)과 부회장인 정운조 교사(문정국민학교), 총무인 오연호 교사(동국민학교)이 모임의 핵심 인물로, 김봉주 교장은 85년 3, 4기 교사 연수를 받은 후에도 컴퓨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아 전북 국민학교 교장 가운데 컴퓨터에 대한 열의가 가장 높다는 평이다. 한국 직업훈련원 병설 삼성 컴퓨터랜드에서 모임을 갖는 COCOS 전주 지회의 활동을 보면 매주 월요일 오후 6~8시까지 자체 교육을 실시하는데, 정운조 교사가 2개월에 걸쳐 도스를, 조병환 교사(서신국민학교)가 dBASE를 강의하며, 충북 COCOS 지회원인 정수천 교사(신탄진국민학교)로부터 지난 여름 방학기간 내 3일 동안 CAI 프로그램 작성을 교육받았다고 한다. CAI 프로그램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 모임은 금년 11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전국 COCOS 소프트웨어 전시회에 출품을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 9월이나 10월에는 자체 소프트웨어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양영학원 건너 편에 위치한 전자전산인의 집은 컴퓨터 전문서적 저술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곳으로 광주뿐 아니라 서울에도 잘 알려져 있으며 이곳 대표인 박정영씨는 마이컴의 필자로도 활약하는 실력자이다. 원래 선생님이 꿈이었다는 박정영씨가 전자전산인의 집을 마련한 목적은 정보 교환때문이며, 소프트웨어만을 취급하겠다던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지금은 하드웨어에도 손을 대고 있다. 그것은 자금상의 어려움 때문이란다. 그가 만든 소프트웨어로는 한의원 관리용 [감초], 판매 재고 관리용 [머스마], 타자 연습 및 전화 번호부, 일정관리용 공개 소프트웨어 [깜찌기], 고객 관리 및 일정 관리, 도서 관리용 [모두모아]가 있다. 감초와 머스마는 파스칼과 어셈블리를, 깜지기와 모두모아는 C를 사용해 만들었다. 이 가운데 모두모아는 9월 15일 완성 예정이다. 저술한 컴퓨터 서적으로는 베이직 하나 둘 셋, MS-DOS 하나 둘 셋이 있으며, MS-DOS 5.0과 컴퓨터 활용 30일이면 할 수 있다는 곧 출판될 예정이다. 박정영씨는 소프트웨어 조립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그것은 일정한 툴(라이브러리)을 개발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그 툴에 짜맞추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시장이 점차 정품화 길을 걷고 있어 앞으로 전망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앞으로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을 기울일 생각이며, 장애자를 고용해 기술 교육을 가르칠 생각을 품고 있다. 컴퓨터 교육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을 잘 짜는 것이 제일이 아니라 원하는 자료를 빨리 얻을 수 있도록 기존에 나와 있는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현행 컴퓨터 교육에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광주 지역 기업의 공장 자동화는 거의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그는 그 이유를 기술력 있는 회사들이 모두 서울로 철수했기 때문이라면서 수경재배가 성공하면 모든 지식을 총동원, 자동화시킬 계획이다. 한편 국내 컴퓨터 잡지의 문제점에 대해 그는 잡지에서 프로그램을 분석할 시 완벽한 분석을 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꼭 한글 문제를 언급하고 용어 자체가 너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자전산인의 집은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오는 9월 말, 주식회사 한솔 정보시스템 또는 한솔 컨설팅 시스템으로 거듭난다.
목포 여자 중학교 정호선 교사. 과학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각 학교 교사들을 상대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는, 교사를 가르치는 교사이다. 교사 연수 교육의 목적은 C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용자 교육으로 여름과 겨울 방학을 이용해 1주일간 실시되는데, 여기에는 도단위(60시간)와 시단위(30시간)에서 실시하는 교육이 있다. 시단위에서 실시하는 강의 내용은 도스 6시간, 워드프로세서 6~7시간, GW-BASIC 14~16시간, CAI 3시간으로 되어 있으며, 이 외에 바이러스와 통신 기초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도단위 교육은 시단위 교육에 스프레드시트가 첨가되며, CAI 시간도 늘어나게 되는데, 대개 시단위를 거쳐 도단위 수업을 받게 된다. 컴퓨터 교육 담당 교사의 수강 태도에 대해 정호선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40대 이하 선생님의 경우는 컴퓨터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50대 이상이 되면 의무적으로 받는다는 자세가 엿보입니다. 그리고 가끔씩 60대 선생님이 오는 경우도 있고, 교사간의 수준차가 심해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컴퓨터 교육 담당 교사를 40대 이하로 했으면 합니다.” 이 학교는 88년 8비트가 들어왔지만 그 때는 이미 8비트가 단종되는 시기여서 교육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곤했으며, CAI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선 LAN이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교육청에 컴퓨터실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 정호선 교사는 정부에선 하드웨어 보급이라는 가시적인 효과만 거두고 있을뿐이라고 개탄하면서 입시경쟁으로 인한 시간 부족과 교사의 업무 과중 등으로 인해 결국 컴퓨터 교육의 실효성을 거둘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경영자의 의지로 업무 전산화에 성공한 학교로 항도여중을 들고 있는 정 교사는 제대로 된 컴퓨터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선 컴퓨터 선정에 있어서의 교사의 참여와 교사 교육 시설의 확충, 그리고 경영자의 의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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