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취재
국내 컴퓨터가 보급된지도 벌써 10여년이 지나갔다. 현재 16비트 PC의 보급도 백만대가 넘어선 실정이다. 89년 7월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교육용 컴퓨터’라는 표준 규격을 정하여, 이 나라의 정보산업을 눈에 띄게 발전시킨 것만은 사실이지만, 기존의 8비트 컴퓨터가 억울하게 사장되어 그 경제적 손실도 엄청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취지도 잠시, 아직까지도 컴퓨터를 이용한 교육이 어떠한 목적을 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교육관계자들과 이를 결정, 교육 정책에 도입하는 행정관계자들까지도 갈팡질팡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호에 이어 국내에서도 교육열이 가장 높다는 대구와 경북권의 교육, 문화도시인 안동과 경주의 컴퓨터 활용 현장을 둘러 보았다.
안동
경상북도 북부에 위치한 도시로서 북쪽으로 영주, 봉화가, 동쪽으로는 영양과 청송이, 서쪽으로는 예천과 의성이 인접한 곳이다. 안동이라는 도시는 대부분 하회탈이라는 전통 문화로 더욱 널리 알려져 있는 곳으로, 경북권에 있으면서 강원도와 가까워 발길이 닿기 힘든 도시로 알려져 있다. 또, 경북의 중심도시인 대구와는 국도로 약 2시간이 소요되어 컴퓨터와 같은 현대 문화가 흘러들어 오기에는 힘든 곳이라 생각했다. 여름이지만 조금은 싸늘한 새벽 공기를 가슴에 안고 새벽3시에 서울을 출발한 취재차는 10시 30분 안동에 도착하는 장장 일곱시간 반의 긴 행로를 달려야만 했다. 안동의 오랜 역사와는 달리 기자가 접한 이 도시는 컴퓨터와는 거리가 먼 작은 중소도시로 밖에는 생각되질 않았다. 과연 이런 도시에서 컴퓨터 교육이 잘 이루어 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머리 속에 되뇌이면서 약속된 첫번째 취재 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컴퓨터 산업은 예상 밖 !
현재 안동시내에는 약 15개의 컴퓨터 학원이 있다는 말에 이 도시를 접하기 전의 예상은 취재 첫 마디에서 부터 빗나가 버렸다. 게다가 PC 매장이 약 12개 가량 성업 중이며 그리고 대부분의 국민학생 들은 XT를 위주로 구입하고 중학생을 비롯하여 고교생, 교사 등 일반인들을 중심으로 AT 구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안동은 보수적인 성향때문에 대기업 PC가 판매의 주류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PC 라인의 안동점을 경영하고 있는 박자성씨는 안동시내 국민학교에 필요한 과학 교재 매장과 병행해, 작년부터는 컴퓨터 판매를 시작한 사람인데 그는 누구보다도 학교사정을 잘 아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안동의 교육열이 타 도시보다 높은 반면, 아직까지도 컴퓨터를 구입한 학생들은 이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부족하여 대부분 컴퓨터 게임의 복사에만 전념한다.”고 전한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게임에 지친 나머지 이제 대부분 언어와 애플리케이션에 관심을 가지려는 움직임이 뚜렷하지만, 아직까지도 실제적인 업무에서 사용되는 컴퓨터는 이 도시의 보수성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데 다른 대도시의 경우, 컴퓨터로 처리하는 업무가 날로 증가하는 반면, 이 도시에는 아직까지 기존의 업무 방법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업무분야에서는 오히려 교육용 보다 보급이 더 뒤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컴퓨터 교육의 현실은 ?
사실 컴퓨터 교육은 국내 교육 행정을 감안해 볼 때 어디를 가나 특색없이 일관된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각 지역의 교사들에게 문제점을 들어 보기로 하자. 현재 안동에서는 국민학교의 경우 4, 5, 6 학년의 실과과목에 실린 컴퓨터 내용을 이론수업과 병행해 실습이 이루어 지고 있다. 교과과정 중 컴퓨터 교육이 포함된 4, 5, 6 학년의 국민학생들을 조사해 본 결과 약 45 퍼센트 이상이 방학기간 동안, 또는 학기 중에 안동시내와 인접지역에 있는 학원에서 교육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컴퓨터 교육의 문제점은 여기에서 부터 비롯된다. 과연 업무가 과다하기로 유명(?)한 국민학교 교사들이 학원에서 일정 기간의 컴퓨터를 접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 사실 교사들이 컴퓨터와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경북 교육위원회에서 방학때 실시하는 년 60시간의 연수과정 뿐이다. 컴퓨터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60시간이라는 시간이 컴퓨터를 알기에는 너무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은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항이다. 하물며 커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단지 이 연수과정만으로 교육을 실시하게 되면 그 여파는 누구에게 돌아갈지는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안동 서부국민학교의 심용준 선생님은 서부국민학교의 4, 5, 6학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 내지 40 퍼센트의 학생들이 컴퓨터 학원에서 수강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각 학생들간의 컴퓨터 능력 격차가 매우 크고, 그나마 60시간의 연수과정을 마친 교사들은 컴퓨터 우수학생(?)들의 관리에는 당연히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심용준 선생님은 “컴퓨터 교육 개선의 열쇠는 교사들의 컴퓨터에 대한 인식에 있습니다. 그리고 연세가 많으신 선생님들은 PC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생님부터 컴퓨터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더욱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교사 연수기간 동안 베이직이나 복잡한 도스 명령 보다는 실제로 학교 업무에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위주로 교육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라고 강조하면서 오히려 오지의 국민학교에서의 컴퓨터 교육이 잘 될 것입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할 것 없이 모두 컴퓨터를 처음 접하게 되므로 같은 수준에서 시작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라고 덧붙인다.
비비안동 (0571)858-3819 상용조합 한글을 사용하며, 밤 12시 부터 오전 7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방 정보 통신의 활성화와 상호 정보 교환을 목적으로 ‘버그 동우회’에서 주관하고 있다.
정부에서 보급한 컴퓨터가 고장나면 ?
잘 진행되는 (?) 컴퓨터 교육 현장이 이번 취재의 목적이라는 기자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책적 차원에서의 문제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통신공사에서 국민학교에 납품한 PC 중 고장이 나면 어디서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까 ?고 반문한 다음, 컴퓨터 수리도 전담교사가 맡아야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때 제대로 수리가 가능하겠습니까 ? 그러니 학생들에게 PC 실을 개방하려해도 고장날까 두려워 개방이 불가능합니다.”라고 고충을 털어 놓는다. 사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의 PC는 전국에 걸쳐 대리점이 분포되어 있어 이러한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의 제품은 하소연할 때가 없단다. 또 컴퓨터와 함께 국민학생용 CAIComputer Aided Instruction 소프트웨어도 기본적인 교과과목인 산수, 자연 등 6종류 밖에 비치되지 않아 결국에는 베이직이나 재미없는 도스 교육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다고 한다. 더군다나 예산이 부족하여, 학생들에게 새로운 과목의 소프트웨어를 구입한다는 것은 전혀 현실성 없는 것이며, 지금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도 교육적인 효과가 낮은 단순한 것이라 한다. 한편, 경상북도 교육위원회에서는 일선 학교에 보급된 컴퓨터를 학교 업무에도 사용하라는 지시와 함께 ‘성적 전산 처리’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문제 투성이인데 학사업무를 잘 모르는 교육 행정자들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선 교사들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면 교사들의 컴퓨터 수준도 어느 정도까지는 끌어올려야 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하물며, 컴퓨터의 사용 방법에도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이틀간의 교육으로 성적처리를 하라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 프로그램이 포항의 모 사립국교에서 사용되던 것을 그대로 교육위에서 배포해 안동시내 대부분 공립학교에서는 이들 사립학교와의 업무처리 방식이 달라 대부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 예로 이 프로그램은 비밀번호 대신 교사의 이름을 입력하게 되는데, 공립학교의 경우, 사립학교에 비해 교사의 이동이 잦아 새로 전입한 교사의 이름을 입력하면, 이전의 데이터를 불러 올 수가 없어 이들 데이터를 새로 입력, 처리해야 하는 모순이 지적되고 있다.
컴퓨터에 관심있는 안동 교사들의 모임(가칭)
안동에서는 교육청의 연수과정이 부족하다는 것을 공통으로 인식, 교사들끼리 작은 모임을 만들어 컴퓨터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임이 있다. 아직 정식 명칭이나 활동 등이 밖으로 드러낼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는 이 모임의 우영철 선생님(안동국교)은 이 모임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전한다. “원래 교육청 내에서 매월 1회 모임을 갖는 음악, 과학, 컴퓨터 등의 써클 조직이 있었으나, 교육청에서 실시되는 이러한 취미 써클 형식을 탈피, 독립적인 모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교육위의 컴퓨터 연수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고 생각되어, 컴퓨터에 관심있는 교사들끼리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게 된거죠. 사실, 선생님들이 컴퓨터를 배우고 싶어도 학생들과 함께 학원에서 강의 받기는 좀… 그래서 회원 중 컴퓨터를 잘 하시는 분이 정기적으로 교사들을 위해 컴퓨터 강의를 합니다. 이 모임의 회원인 한 교사는 현재 교사들의 PC 보급률은 10 퍼센트 미만으로 매우 저조하며, 사실 교사들이 자비로 PC를 구입한다는 것은 매우 큰 부담이다. 라고 하면서 컴퓨터 교육에 대해서는 사실 정부에서 컴퓨터를 형식적이라 할 만큼 전시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교과과정에 필요한 학습도구는 전무한 실정이고, 문제는 학교간의 시설 차이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아직까지도 학교에 16 비트 컴퓨터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어 학교 간의 컴퓨터 수준은 천차만별입니다.고 교육주무 관청에 화살을 돌리기도. 그러나 컴퓨터라는 영어권 문화를 국민학생들이 쉽게 받아들여 질리가 없습니다. 학생들에게 컴퓨터와 친해질 수 있는 간단한 퍼즐게임, 그래픽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알파벱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복잡한 명령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오히려 학생들을 컴퓨터로 부터 멀어져가게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영어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교과과정이 필요합니다.”라고 컴퓨터의 전반적인 문제보다 영어권 문화의 올바른 이해가 더욱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였다. 사실 안동의 몇몇 국민학교를 돌아보니 정부에서 교육용으로 설정한 16비트 PC가 잘 정돈된 모습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8비트 PC인 MSX가 보급된 곳도 있었다. 이러한 8비트 PC가 오래전에 보급되었다면 모른지만 교육용 컴퓨터로 16비트가 PC가 확정되던 해에 보급되었다는 것은 웃지못할 일이다. 이 학교의 컴퓨터 담당 교사는 “정부의 교육 행정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 하는지 궁금합니다. 어제 이것이 옳다하여 교사는 부랴부랴 밤새워 준비하고 나면, 그 다음 날 상부의 지시로 이렇게 바꿔라하니 어디 힘들어서…” 그러나 국민학교와는 달리 중, 고등학교에서는 대개 기술 담당교사가 컴퓨터실을 담당하고 있어, 컴퓨터가 어느 정도 활용되고 있다. 안동에서 컴퓨터 활용이 잘된다고 소문난 경안고등학교의 경우, PC 교육은 관심있는 학생들만을 모아 이루어지며, 외부 컴퓨터 전문 강사를 초빙하고 여기에 드는 비용은 학생들이 부담하고 있다. 보통 1주일에 3시간 동안강의를 하며, 차후 직업교육으로 연계시킬 계획이다. 이들 모임은 일관성없는 정부주도의 컴퓨터 교육 정책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해결하려는 순수한 움직으로 국내 컴퓨터 교육의 표본이 되리라 생각하며, 안동을 떠나 다음 취재지인 대구로 향했다.
경북의 심장, 대구직할시
남한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인 대구는 교육, 문화 등이 고르게 발달한 곳이다. 이러한 배경을 뒷바침하여 컴퓨터 문화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우리 독자들이 잘 알고있는 통신 소프트웨어 이야기, 그래픽 소프트웨어 하늘, 국산 MSX 게임 그날이 오면 I, II 등 대구 출신의 프래그래머들의 활약이 큰 곳이다.
판매는 활발한 곳
대구는 여타 도시보다 소비 성향이 높기로 유명한데, 컴퓨터의 구매 형태도 예외없이 지방이면서 서울에서 보는 것과 흡사하다. 현재 대구에서는 약 430여개의 컴퓨터 매장이 성업 중인데, 이들의 총 매출액이 월 30내지 40억원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3 분의 1이 영세 소매점이어서 이들의 가격횡포(?)로 실제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는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판매점의 가격을 불신하는 경향도 강하고 이들 영세업체에서 컴퓨터를 싸게 구입했다 하더라도 이들의 애프터서비스에 실망한 사용자는 오랫동안 한 곳에서 컴퓨터를 판매해 온 전통 토박이 매장(?)을 찾는 것이 보통이다. 대구의 ‘전자랜드’격인 교동상가에는 현재 50여개의 매장이 위치해 있으며,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중심지, 반월당 로타리에도 약 20여개의 매장이 밀집되어 있다. 월 약 30대 정도의 컴퓨터를 판매하고 있다는 중소 매장, 넥스트의 대표인 김광원 씨는 “근래 컴퓨터의 가격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고, 또 캐드와 같은 그래픽을 목적으로 학생들이 비싼 386 기종과 컬러 모니터를 많이 찾습니다. 그러나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고가의 게임기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고 대구 학생들의 구매 형태를 꼬집어 말한다. 덧붙여서 학부모들도 컴퓨터를 구입하기 전에 주위의 친척들에게 정보를 입수하여, 비싼 대기업 제품보다는 상대적으로 값싼 조립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젠 XT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고, 286과 386 PC를 구입합니다. 이들 구입자들 중 약 40 퍼센트는 386 PC, 60 퍼센트는 286 PC를 찾으며, 전체 구입자의 90 퍼센트는 컬러모니터를 기본으로 장착한다.”면서 제대로 활용을 할지 걱정스럽단다. 한편 대구 마이크로랜드 지사장인 김정섭씨는 다음과 같이 대구 지역의 컴퓨터 시장을 이야기 한다. “작년보다 대구의 컴퓨터 시장이 30 퍼센트 정도 확대되었는데, 이는 기존의 대기업의 교육용 PC인 XT 보유자들이 대거 AT로 교환하는 시점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라면서 이곳의 사무자동화 분야에서는 서울과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지만, 그래픽과 캐드와 같은 응용분야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체에서는 대부분 보수적이어서 외국산(대부분 일본산)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국산이나 외산 패키지의 가격이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구입하기엔 너무 비싼게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가격이 내리면, 국산 오리지널 패키지를 활용하려는 사용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게임시장에서는 중, 고생들은 16비트 메가 드라이브 게임을 많이 찾는 반면, 국민학생들은 대부분 8비트 게임보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 게임은 롤 플레잉이나 어드벤처가 주류를 이루는 서울과는 달리, 대부분 슈팅 게임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PC 용 게임은 대부분 복사에 의존하지만 하루 약 30개 정도의 정품 게임이 판매되어 PC 게임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 학원 교육이 실제 응용에는 도움이 못되고 있다
전국에서도 유수의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대구 사람들은 컴퓨터 교육에 대한 열기 또한 대단하다. 컴퓨터 붐이 일기 전에는 몇몇 컴퓨터 학원들이 난립하여 소규모로 교육이 행해졌지만, 지금은 대형 컴퓨터 학원과 전문 프로그래밍 학원, 그래픽 학원 등으로 세분되어 그 수가 날로 확대되었다. 대구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컴퓨터 학원인 컴퓨토피아의 한 강사의 말을 들어보자. “대구의 변두리 학원은 수강생들이 대부분 국민학생과 중학생들로 이루어져 있고, 중심부의 학원은 대학생, 일반들을 위한 고급 교육과정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보다는 서비스 산업의 발달로 컴퓨터 활용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국민학생들이 컴퓨터를 배우기엔 제반 여건이 되어있질 않죠. 우선 영어를 이해하는 문제에서 부터 부딪히게 됩니다.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영어는 생활 영어가 아닌 전공 영어거든요.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위 교육용 소프트웨어라는 것은 기능이 너무 부족합니다. 초보단계에서는 베이직이 적합하지만,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조금 더 정형화된 파스칼과 같은 언어를 배우게 해야죠. 그리고 어떤 언어라도 한가지를 깊이있게 연구해야 컴퓨터를 빨리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보통 학원에서 6개월의 프로그래밍 과정을 거친 대학생들도 실제 응용은 거의 불가능한게 사실이거든요.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직접 PC를 구입한 후, 좋은 도서를 선택해 오랜 시간동안 컴퓨터를 접하는 것이 컴퓨터를 익히는 지름길이라고요.” 한편, 대구지역도 타지역과 다를 바 없지만 컴퓨터 학원들은 경영난을 심하게 앓고 있다. 지금의 수강료가 85년 수준과 거의 비슷해 학원 경영상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관계자의 말이다. 그래서 날로 늘어나는 수강생들에게 더욱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일반, 대학생을 위한 과정과는 달리 국민학생, 중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은 매우 한정적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원에서는 베이직과 도스과정을 끝마친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과정이 없는 실정이다. 모 학원에서는 약 2년 반 이상 학원을 다닌 학생이 있는데, 그는 학원의 과정에서 더 배울 것이(?) 없어 정보처리 기능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대구의 전반적인 학교 PC 교육을 알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대구시내에 위치한 사립학교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삼육국민학교 교사를 만나보았다. 이 학교는 현재 각 학년당 한 학급씩, 6학급으로 편성되어 있는데, 학생들이 작아 컴퓨터와 같은 제반 교육시설이 잘 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5학년을 담당하고 있는 최용훈 선생님은 이날도 교육용 프로그램을 구하느라 동분서주하는 과정에서 만났다. “지금 저희 학교에서는 일반 공립학교의 특별활동과 교과과정의 중간 수준으로 컴퓨터 교육을 합니다. 컴퓨터는 따로 전담교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교과과정에 컴퓨터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4, 5, 6 학년 선생님이 직접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사의 재량에 따라 교육 방법과 수준이 각각 다른데, 여기에서 사용되는 교재는 학생 각자가 구입합니다. 학교의 PC 실에는 작년에 구입한 XT와 8비트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특별반 활동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으며 더욱 큰 문제는 공립학교와는 달리 사립학교는 모든 교육자재가 학교장의 역량과 인식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저희의 경우, 교사들은 절실히 느끼는데, 아직 윗분들이 16비트 컴퓨터의 필요성과 새로운 기기 도입에 대해선 큰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언어보다는 컴퓨터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스나 피씨 툴과 같은 유틸리티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과정에는 베이직 뿐이니 문제입니다. 앞으로 교과과정에 반드시 유틸리티 사용 방법은 포함되어져야 한다고 봅니다.”라고 강조한다. 한국의 교육 실정은 아직까지 학력 위주여서 컴퓨터 교육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능과 과정이 중요시되는 풍토가 하루빨리 정착되어야 하며 개인적으로는 교사와 학생간의 PC LAN을 이루는것이 꿈이라는 것이 최 선생님의 의견이다.
신라의 수도, 경주
경주에는 컴퓨터 판매장이 7개, 사설 학원이 15개 정도있다. 경주지역에서는 컴퓨터가 애프터서비스 여부에 관계없이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으며, 거리도 가까운 대구나 포항 등지에서 직접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 경주도 올해부터 AT급 컴퓨터의 판매가 늘었다는 삼보컴퓨터 대리점의 황현철씨의 말을 빌면 “하루 평균 1대 정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많이 팔릴 때는 5대 이상일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여름방학이엇인지 겨울방학보다 기간도 짧아 컴퓨터구입과 학원생들이 감소했다”면서 피서나 여행 등과 같은 소비성 지출에 투자를 많이하는것 같다고 한다. 컴퓨터 학원도 함께 경영하고 있다는 그는 베이직의 경우, 일년 정도 배우고나면 더 이상 배울 것이 있고 작년에는 주부들을 위한 컴퓨터 교실도 마련해 보았지만 호응도가 매우 낮았다고 한다. 현재 경주시에는 학원연합회 산하 컴퓨터 분과에서 상호협조, 과열 경쟁, 강사지원 등의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국민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컴퓨터 과목이 정규과목이 아니고, 또 음악, 체육과목과 같이 전담교사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담당교사의 자질에 따라 교육의 결과가 달라질 수 밖에 없으며 효과적인 컴퓨터 교육을 위해선 전문 교사와 별도의 과목으로 분리되는 것이 효과적임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뜨거운 컴퓨터 열기
경주에는 일찌감치 학부모들의 컴퓨터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 정부의 지원 부족을 스스로 해결한 학교도 있다. 학부모들에 의해 컴퓨터가 설치된 신라국민학교의 경우, 1년간 외부강사를 초청해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료교육을 한다음, 기기들은 학교로 환원된 경우이다. 이 학교 컴퓨터 담당인 백만수 선생님(6학년 1반)은 “경주는 그래도 경북에서 교사들의 컴퓨터에 대해 관심이 높은 곳입니다. 실과시간의 내용은 이론적이어서 몇 개월이면 학생들이 싫증을 내죠. 그래서 오락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면서 앞으로 컴퓨터실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 학급에 서 약 50 퍼센트 이상이 컴퓨터 학원에 다니는데 학원에도 다니지 않고 컴퓨터에 관심도 적은 학생들을 위해 특별반도 개설할 계획에 있다. “바람직한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보다 우선 교장선생님부터 배워야 합니다. 사실 위(?)의 지시라고 무조건 시키기 보다는 먼저 이를 이해해야 교사들의 고충도 알 것입니다. 사실 컴퓨터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로 압니다만 프린터 용지, 키보드, 디스켓 등의 소모품의 확보도 병행해야 됩니다. 그리고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무상 수리기간인 3년이 지난 후, 고장이 발생할 경우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걱정이다.”이라고 한다. 취재날이 우연히 교사들의 컴퓨터 연수기간과 겹쳐 교육 현장을 둘러보았다. 교사들을 두 그룹으로 분리해 교육하고 있었는데 이들에는 초급 그룹과 고급 그룹이 각각 두개의 학교에서 분리되어 실시되었다. 초급에는 대부분 연세가 많으신 교사들로 구성되어 있어 간단한 조작법을 배우고 있었다. 고급 그룹은 젊은 선생님들로 가득차 더 많이 배우려는 열기로 가득차 있다. 교사 한 명에게 컴퓨터 오락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교육적인 의미에서 오락을 할 수 있도록 해야죠. 그러니 때리고 부수는 오락을 지양하고 퍼즐과 같은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학교에서도 허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컴퓨터를 오락기를 오해하지 않도록 다양한 교육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북 교육위원회에서는 경북내 일선 국민학교에서 학사 업무자동화 과정 중에 하나인 성적처리를 96년 까지 전산화한다는 계획아래 각 학교에 프로그램을 배포하였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데로 공립학교 업무에는 적합하지 않아 많은 문제점이 되고 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황남국민학교의 과학주임인 박흥만 선생님에 따르면 학생들의 행동발달 사항을 나타내는 코드가 한정되어 있어 문제가 되며 선생님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성적처리 방법과 크게 달라 거부감부터 느낀다는 것이다. 방학과 겹쳐 취재 도중 학생들을 거의 만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컴퓨터에 관심은 있지만 이를 접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교직 이수 과정에 컴퓨터를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교육관계 부처에서도 기왕에 보급된 컴퓨터라면 이를 학교 자율적으로든지 전문 교사를 채용하든지 새로운 대안을 빠른 시일내에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8비트가 먼지에 쌓여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 하던 시절이 그래 오래된 과거가 아니라는 것을 교육관계자들은 명심하고, 다시는 16비트 PC가 수난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실업계 학교 육성책으로 경주상고에 정보처리과를 신설하였다. 일주일에 4시간의 컴퓨터 교육을 3년간 받게될 이 학교학생들은 1학년때 일반 컴퓨터 개론과 2, 3학년 때 각각 포트란, 코볼, 베이직과 같은 프로그래밍언어와 자료처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배우게 된다. 당당교사인 도종환 선생님은 “사실 지방 실업계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확보한다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그러나 이들은 일반상과보다 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학생들입니다. 모두 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후 취업시킬 예정입니다.라며, 인문고 학생들 보다 집안 형편이 좋지않지만 그래도 컴퓨터를 보유한 학생들이 꽤 되더군요. 또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에 취업한 학생들은 컴퓨터 사용 때문에 고생했다더군요. 그래서 일과시간 이후에 써클 형식의 전산반을 운영하여 일반 상과학생들에게도 컴퓨터를 배우게 할 것입니다.”고 한다.

컴퓨터 지방취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