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는 간단히
올해부터 3분을 한 통화로 계산하여 전화요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그러자 이곳 저곳에서 불평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 두 가지.`요금 인상이다`라는 것과 `이제 막 자라는 PC통신의 싹을 잘라버리는 잔인한 결정 아니냐`라는 의견.하긴 시분제 이전에도 우리집 전화는 몇 번의 사고를 경험했다.우리 식구중 특히 여자들이 전화만 붙들면 30분에서 1시간까지 통화를 하는 바람에 시분제 적용이 없던 시내통화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이 원칙이 적용되는 시외통화를 1시간하니까 그 고지서는 가히 놀라운 것이었다(필자는 이걸 사고라고 불렀다). 전화시분제가 현 통신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되듯이 우리집의 전화문화가 바뀌는 일이 일어났다.주례를 서 준 신랑 신부가 인사하러 오면서 무선 전화기를 가져다 준 것인데,그 후 우리 식구들의 습관이 변했다. 전에는 전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전화를 받던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게 이불을 뒤집어쓰고 전화를 받거나 부엌에서 밥을 지으면서도 받고, 심지어는 화장실에서,또 목욕을 하면서까지 전화를 받는다.”상대방을 보면서 전화하는 시대가 되면 어떻게 할려고 그래 벌거벗은 걸 보여줄거야? 그리고 시분제가 되니까 3분 되면 전화 끊어” 소리는 치지만 말뿐이다.한 번 들인 습관이 잘 고쳐지지 않는다.
전화가 두 대 필요했던 통신광들
PC통신 초창기 시절의 일이다.이용자 한 분이 하도 오랫동안 전화를 하니까 항의전화가 쇄도했다.자네 사업 할거야 안 할거야? 왜 맨날 통화중이야? 할 수 없이 전화를 한 대 더 설치했다.남들은 이것을 보고 통신공사 장사만 시켜줄려고라며 불만들을 표시한다.그러나 통신광들중에는 전화를 두 대 가진 사람들이 무척 많다. 올해 들어서면서 PC통신의 양이 엄청나게 줄었다.정확한 숫자는 몰라도 아마 1/10도 안 될 것이 분명하다.지금껏 시내통화는 한 번 연결해서 끊을 때까지 25원이면 되었다.그런데 6분에 50원, 9분에 75원….1시간에 500원을 물어야 하니 통신 이용자들에게는 끔찍하기만 하다.한 번 연결해서 시간에는 아랑곳않고 마냥 늘어붙던 버릇을 당장 고치지 않으면 엄청난 전화요금이 청구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 친구 딸이 PC통신에 맛을 들여서 채팅이란 걸 하게 되었는데, 여기 재미를 붙이면 밤낮 구별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게 된다.이때 전화도 함께 쓰는 건 말할 것도 없다.걱정 하던 부모가 내게 호소를 해 왔다.쟤가 채팅인지 뭔지 한다고 밤새기 일쑤고 전화는 하루 종일 붙들고 있고 하긴 나도 초창기에는 영어로 하는 채팅에 정신이 팔렸었는데 이게 또 시간잡아먹기엔 아주 좋다.영어에 익숙치 못한데다 회화는 더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사전을 뒤져 가면서 해야 하고, 그래서 잠깐이다 싶은 데 2시간이 지난 게 한두 번이 아니다….그러니 시분제가 되면 채팅이야말로 통신료 도둑놈이 된다.1시간 채팅하면 전화료만 500원이니까 이젠 아무도 채팅을 하지 않는다.
램RAM과 롬ROM과 남NAM
채팅을 하지 못하게 됐다는 건 여러가지로 손해다.채팅하는 도중에 컴퓨터 글쇠(자판)고르는 속도가 숙달되는 사람들이 많다.이 방법이 다른 방법보다 글쇠를 익히는 데 가장 자연스런 방법이다. 정보산업의 총아 반도체로 롬이니 램이니 하는 것들이 있다.컴퓨터를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서 ‘공업분야의 쌀’이라고 하기도 한다.그런데 나는 이 말을 우연히 PC통신을 하면서도 듣게 되었다.한 때는 이 말이 무척이나 유행하기도 했지만…. 건반(키보드)에 익숙지 못한 PC통신 이용자들은 호스트 컴퓨터에 연결해서 자기에게 온 편지를 읽거나 한다.그래서 써 넣으려면 시간도 걸리고 문장력도 없고 해서 당장에 끊어버린다.즉 읽기만 하기 때문에 ROMRead Only Member이라 부른다.또 건반에 익숙한 사람은 이것을 읽으면서 당장에 회신을 보내거나 게시판에 얹어 두기도 하고, 주제 토론회에서 의견을 내기도 한다.읽기도 하고 보내기도 한다고 해서 RAMRead And Mail이라 한다.그래서 체신부 안에 램당이 생기기도 했다.그럼 읽지도 보내지도 않는 사람을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현상공모를 했더니 No read And Mail이니까 줄여서 NAM이라고 하고 남이라고 읽자.사실 읽지도 않고 보내지도 않으면 남이아닌가요?그러나 남은 논의대상에서 제외시키는 편이 낫다.
적은 요금으로 전처럼 마음껏 통신을 즐기는 법
PC통신을 하루에 1시간씩만 한다고 가정해 보자.사실 한시간씩 하는 사람도 드물지만 …작년에는 750원이면 되던 요금이 올해부터는 15,000원이나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보기에 따라 까짓껏 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큰 돈이다.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750원은 너무 적은 돈이다.내가 써 본 경험에 의하면 매일 한 번씩 들어가 보고 답장 보내고 하는데 3분 정도면 가능하다.어쩌다 긴 편지를 읽어야 하는 경우에도 6분이면 된다.그러니까 롬인 경우는 하루에 25-30원이면 모든 내용을 다 읽을 수 있다. 문제는 써 넣기이다.일단 쓰기 시작하면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게 된다.간단하게 답신만을 보내면 시간은 불과 3-5분 정도면 끝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나 긴 내용을 전송해야 할 경우에는 보낼 내용을 플로피 디스켓에 담아 두었다가 연결하여 담아 둔 다음 다운로드시켜 보내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또 온 편지를 읽을 때에도 읽으면서 디스켓에 담고 나서 전화를 끊고 보내 온 글을 읽은 후 회신을 작성하여 보내면 된다.이 방법이 통신료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길이다. 문제는 채팅.이거야말로 완전히 없앨 수도 없고 요금을 생각하면 하기도 그렇고 … 하루 한 시간씩 쓴다고 가정하고 한달에 5,000원 정도를 추가 부담할 수 있으면 작년 수준은 유지할 수 있을 듯하다.시분제 실시와 더불어 제기된 PC통신의 문제점을 생각하여 보았으나 시한부로 어느정도 정보통신 산업이 정착될 때까지는 인재 육성을 한다는 측면에서 특별할인 제도가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유경희컬럼 
공중전화는 20원, 집전화는 25원이던 시절. 하지만, 그것이 ‘통화당’ 요금이지, ‘3분당’ 요금이 아니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을 몰랐다. “통화는 짧게, 용건은 간단히” 라는 캠페인은 전화요금을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들 생각했다. PC통신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다들 그랬을 것이다. 그 시절 우리집만 해도, 엄마는 지인들과 한참을 통화하다가, “그래, 전화요금 많이 나오겠다, 이제 그만 끊자~” 하며 전화를 끊곤 하셨다. 그나마도 20만원이라는 거액의 전화 설치 보증금(한 달치 급여 수준!)을 낸 후에나 집에 들여올 수 있었던 전화선이었다. 종량제 이후 이야기에서 글을 올릴 땐 +++ ATH(ATZ) 를 눌러 통신을 끊고, ALT-V 를 눌러 편집기를 연 후 글을 다 작성하면 다시 ALT-D 를 눌러 전화번호를 골라 다시 접속하여 글을 올리는 것이 상식이 되었다. (그 상식의 단축키들을 나는 왜 아직 기억하는가?) 분당 요금은 계속 야금 야금 올라서, 고등학교 시절 우리집엔 전화요금이 8만원~13만원씩 나오기도 했고, 최고치를 기록했던 건 고3때 수능 끝나고 대학 가기 직전 받았던 195,060 원의 고지서였다. 그 시절로서는 꽤 큰 돈이었는데, 오늘날 인터넷 한 달 해봐야 2~3 만원대 정도 나오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2000년대 초반 병특하던 시절에 KTF 멀티팩 체험단 발족식 행사에 참석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 사회자(유명 게임방송 진행자)가 출연한 배우에게 전화요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물었고, 5만원이 안 나온다고 대답하자, “풉~” 하면서 왜 그렇게 적게 나오냐고 타박 아닌 타박을 했던 기억도 나는데, 요새는 온 가족이 스마트폰(할부)와 함께 꽤 큰 전화요금을 지출하는 가정이 많으니 오늘날에도 통신비는 가정의 큰 부담이다. 이젠 끊을 수도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