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문화의 새모습
책을 사러 교보문고에 들린 진수는 우연히 각종 공연 티켓을 예매하는 예매처에전시되어 있는 음악회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공연 제목은 `90교향악 축제. 각 지방에 만들어져 있는 각 시립 교향악단들이 거의 한 달여 동안 기량을 발표하는 마당이다.진수는 마침 사촌 누나가 수원 시립 교향악단의 단원으로 있는 것이 기억 나 수원시향의 공연티켓을 예매하기로 했다.예매처에는 평소에 음악회 티켓을 예매하던 것과는 달리 단말기가 한 대 설치되어 있었다. 수원시향 공연 티켓 2장만 주세요.예매를 담당하고 있는 아가씨는 단말기에 달린 키보드로 몇 글자를 치는 듯하더니 단말기 화면에는 몇 가지 기호로 구분되어 예술의 전당 좌석이 나타났다.그 아가씨는 화면을 보고 원하는 좌석을 이야기하라고 했다.원하는 자리를 고르자 그 좌석 번호가 출력된 좌석 티켓을 곧 바로 갖을 수 있었다.집으로 돌아오면서 ‘이전 같으면 좌석 예매를 하더라도 원하는 자리가 팔렸는지 알 수 없어서 주는 대로 받아왔는데 또,그 아가씨는 단말기를 어디에 연결시킨 걸까?’궁금하기만 했지 답을 알 수가 없었다.어쨌든 원하는 자리로 티켓을 두 장 살 수 있었던 것은 기분 좋았다.
티켓예매도 컴퓨터로
티켓 판매부터 좌석 배치까지 컴퓨터가 모두 처리
그럼 이제 우린,진수가 티켓을 예매하면서 가진 의문을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곳,예술의 전당으로 찾아가 진수가 궁금하게 여기는 문제들을 풀어보자.진수가 티켓을 기분 좋게 살 수 있었던 비밀은 바로 예술의 전당 전산실에서 나온다.별로 크지 않은 규모의 사무실에 열 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컴퓨터를 만지고 있다.작동 중인 컴퓨터는 CYBER 932-32라는 대형 기종 컴퓨터와 WANG 75E라는 기종,몇 대의 PC가 전부다.이 컴퓨터 속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은 공연관리 시스템으로 공연 일정과 티켓 발매, 예술의 전당 회원 관리, 안내 관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진수가 티켓을 예매하면서 편리하게 이용한 시스템이 공연관리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일단,공연 일정 프로그램에 의해 공연 일정이 잡히면 공연에 관람객이 얼마나 올 것을 예상해서 로얄석을 만들 것인지,아니면 S석으로 그칠 것인지를 결정한다.이것이 결정되면 예술의 전당내에 있는 메인 컴퓨터에 결정된 사항을 입력하고 메인 컴퓨터는 예매처에 마련되어 있는 단말기로 필요한 내용을 보내게 된다.현재 단말기가 설치되어 있는 예매처는 종로서적, 교보문고, 대한음악사, 동아서적, 국민신용카드의 5군데로 각 예매처에서 예매된 내용은 전당내의 메인컴퓨터로 보내진다. 컴퓨터내에서는 이미 팔린 자리를 파악해서 다시 각 단말기로 보내준다.우리가 티켓을 사는 그 순간에도 메인 컴퓨터와 단말기는 수없이 정보를 주고 받고 있다.때문에 고객이 왔을 때 어느 좌석으로 예약이 가능한 지 알 수 있으며 컴퓨터는 가장 좋은 좌석부터 판매를 시작하지만 좌석 판매는 원하는 대로 발매한다.티켓의 예매상황을 보여주는 화면에는 몇 개의 기호로 좌석이 표시되는데 OO는 이미 예매된 좌석,바바는 판매가 가능한 좌석,자자는 A,B,C 같은 성격이 다른 좌석을 의미한다.예매를 하러 갈 경우가 있다면 이 기호를 기억했다가 단말기에 출력된 내용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예술의 전당 전산실
공연이 갖는 일회성 극복이 예술의 전당 목표
음악 공연이나 연극을 관람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꼈겠지만 현장에 직접 참석함으로써 얻는 감동은 커도 그 감동 뒤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이것은 현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이 지닌 공통점이겠지만, 한 회 공연으로 모든 것이 끝나버리는 일회성에 그 문제가 있다 하겠다.이 일회성이 바로 공연을 보러 직접 공연장을 찾게 하는 매력이기도 하지만. 한 회의 공연만으로 느끼게 되는 아쉬움을 덜어주고, 공연과 그에 따른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목적으로 마련한 곳이 바로 예술의 전당 자료관.공연 중에 연주한 연주가나, 작곡가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을 경우, 또 언제 비슷한 공연이 있었는가 궁금할 때, 이 때는 자료관으로 가면 된다.컴퓨터가 지닌 장점이 가장 잘 활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공연된 모든 기록물을 보관하고 있어서 원하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이 자료관에는 단말기를 설치해서 개인용 시청각 부스를 만들어 운영할 예정인데 올 년말이면 예술의 전당에서 이용할 수 있고 93년이 되면 데이콤의 통신망과 연결시켜 전국 어느 곳에서나 이용할 수 있게 될 겁니다.”라고 예술의 전당 황동열 기획과장은 말한다. 시청각 자료는 아직 이용할 수 없지만 마이컴 독자들에게만 미리 이용 방법을 일부분 먼저 공개해 본다. 누구에 대해 알아볼까?영화 ‘아마데우스’로 일약 스타가 된 모짜르트에 대해 알아보자. 화면에 찾고 싶은 사람은? 이라는 질문이 나오면 MOZART라고 입력한다.그런데 만약 영어로 MOZART라는 철자를 모를 경우는, 아니면 모짜르트라는 이름은 모르고 볼프강이나 아마데우스만을 알고 있다면, 또는 아무 것도 모르는데 모짜르트의 작품만을 알고 있다면,심지어 모짜르트가 작곡가라는 사실외에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러한 모든 경우를 가정해서 시스템이 운영되어야 편리하게 활용될 것이다. 만약 정확히 영어로 MOZART라고 쓸 경우에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면, 오히려 백과사전을 찾는 편이 훨씬 더 빠르고 편할 지도 모른다.그렇게 되면 정보검색 시스템은 그림의 떡으로 끝나버릴지도 모른다.때문에 관련된 어느 내용을 입력하든지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 작업을 디소러스Thesaurus한다고 하는데, 원래 의미는 어구를 뜻에 따라 배열한 사전이라는 의미이다. 예술의 전당에서 만들고 있는 정보검색 시스템은 이런 가능성을 모두 고려,누구나 모짜르트에 관한 정보를 한 가지만 가지고도 모짜르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제작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컴퓨터가 모짜르트라는 단어를 읽게 되면 화면은 원하는 정보를 출력시켜 준다.이제 예술에 대한 문외한들도 손쉽게 예술 정보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외국에서 구입해 온 CD-ROM화면
테너 엄정행씨의 주소를 알고 싶으십니까?
또 하나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분야별로 예술가 인명이 체계적으로 정리된다는 사실이다.예술가들이 스타가 되고 있는 요즘,친구들 사이에서 이런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도 대단한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그러나 이런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알려줄 만한 곳이 아직은 없다.이럴 때 정보를 얻기 위해 몇 글자만 컴퓨터에 입력하면 원하는 사람의 주소나 약력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예술의 전당에서 운영할 예술정보자료관리시스템을 이용하면 원하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거의 대부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 시스템은 독자들이 더 좋아하는 대중 연예인들보다 클래식을 하는 예술가들의 주소부터 자료를 입력한다는 점이다. 우선, 현재 입력되어 있는 테너 엄정행씨의 자료화면을 읽어보자. 이제 올 하반기부터 우선 전문가들은 대상으로 이런 시스템들이 시험 운영되고 나면 2년 정도 후에는 우리들도 많은 자료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과 정보가 동시에 제공되는 종합공간이 되어야
화상과 문자정보 동시 제공
그러나 아무리 공들여 만든 좋은 정보라도 전달 방법이 효율적이지 못하면 그야말로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격.때문에 보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예술의 전당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화상과 문자를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개인용으로 설치된 각 부스에는 두대의 단말기가 설치되어 한대에서는 화상정보를, 다른 한대에서는 문자 정보만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그럼, 우리가 제공받게 될 이런 자료들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전산실 정병철 팀장은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자료 조사를 위해 프랑스에 직접 가서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곳도 견학하고 돌아왔습니다.전당에서 제공할 정보는 국내 작가와 외국 작가 모두에 대한 내용인데 외국 사람에 대한 정보는 외국에서 이미 판매중인 CD-ROM을 구입해서 예술의 전당 메인에서 각 단말기로 띠워주며 국내 자료는 분야별로 전문단체에서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전당에서 제공될 시스템의 또 한 가지 특징은 비디오테이프와 컴퓨터를 연결시켜 움직이는 그림,즉 애니메이션을 제공하기도 하고,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유명서예가의 작품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리허설중인 춘천시립교향악단
소품관리까지도 전산화
콘서트홀
예술의 전당은 그야말로 전당으로 운영되야 하는데 현재 전산화가 가장 미흡한 곳은바로 소품 부분이라고 한다.워낙 작고 가지수가 많고 분류도 어려워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래서 더욱 필요하다고 한다.외국에서는 소품의 데이터베이스화 뿐 아니라 그래픽을 이용, 가상 실험을 거쳐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소품을 공연에서 이용한다고 한다. 연극이나 영화, 오페라 등을 보면서 어울리지 않은 복장이나 성의없는 소품을 볼때 느끼는 실망은 크다.기자도 연극을 보러 갔다가 장군이 들고 나온 칼이 장난감 칼인 것이 너무나 확연히 보여서 긴장해야 할 때 웃어버린 적이 있었다.또 워낙 소품이란 것이 그야말로 소품이라 자기네 극단에 이런 소품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몰라 다시 마련하거나 당황하는 경우도 무척 많다고 한다.그 때문에 필요한 소품관리 시스템은 보유하고 있는 소품의 목록과 다른 단체에서 가지고 있는 소품의 목록을 데이터베이스화 해 놓고 있는데 예술의 전당 내 축제극장이 완공되는 92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이런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는 다른 곳은 없느냐는 질문에 전산실 정병철 팀장은 “아마 KBS에서 하고 있을 겁니다.그렇지만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 소장하고 있는 소품의 목록 정도만 데이터베이스 해 놓은 상태고 실제로 아직은 컴퓨터로 찾는 것보다 소품 전문가가 직접 찾는게 기계가 찾는 것보다 더 빠르다고 합니다.어디 가면 왕관이 있고, 어디 가면 뭐가 있는지 머리속에 훤하니까요.사람이 훨씬 낫다는 이야기지요.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산화가 되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만약, 그 사람이 없어질 경우 소품이 없다고 하늘만 쳐다보고 앉아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또 사람이 아무리 숙련되었다고 해도 어느 한계를 벗어나면 무한대로 기억할 수는 없으니까요.이 때 모든 자료가 입력된 컴퓨터를 이용하면 소품을 쉽게 찾을 수 있지요.”
93년이면 완성될 예술의 전당을 미리 공개
모든 업무의 전산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
이미 완공되어 요즘 한창 전시회와 공연에 바쁜 서예관과 콘서트홀,지금 열심히 짓고 있는 축제극장.93년에 모든 시설을 완벽하게 개관할 예정인 예술의 전당은 건물 뿐 아니라 이를 움직일 전산 시스템도 한참 작업중이다. 예술 분야를 전산화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었으리라 …이에 대해 정병철 팀장은 “무척 오랫동안 준비해 온 작업입니다.예술 분야는 언제 어디서 어떤 공연이 있었고, 이 작품은 누구 것이고 하는 기록이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라 자료를 모으는 일이 힘듭니다.때문에 각 전문가들이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하고 있지요.”라고 고충을 말한다.전당에서 운영될 전산 시스템의 이름은 예술종합정보시스템. 행정관리,운영관리,예술자료정보관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앞의 두 가지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이용되고 있는 시스템이라 예술자료정보관리를 중심으로 살펴 보았다. 공연이 주로 밤에 있어 낮에는 갈 때마다 적막하기만 했던 예술의 전당을 취재하면서 우리주변에 문화 공간이 너무 부족하고, 멀리 있다는, 그리고 있는 시설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는 우리가 이런 공간이 있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알아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이제 공연과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전당 뒤에 있는 산책로나 우리의 옛 정원에서 예술을 논할 수 있는 종합공간으로서의 예술의 전당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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