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첨단연구소 3 컴퓨터 전문 기업의 PC 전문 연구소 — 삼보컴퓨터 기술연구소
20대~30대 젊은 컴퓨터 천재들이 기어코 해냈다. 20대 무서운 아이들 젊은 기술자 몇 명이 ‘국내 최초(혹은 세계 최초라는 다소간 과장된)’라는 형용사를 단 굉장한 제품을 개발했다는 신문이나 잡지 기사에서 볼 수 있는 아주 눈에 익은 제목들이다. 컴퓨터를 좋아하고 그걸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 또 하려는 사람치고 펄떡이는 젊은 기업, 벤처 캐피탈을 창업해 꿈같은 성공사례의 주인공이 되기를 꿈꿔보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그러나, 이런 모험기업은 성공하면 ‘신화’의 주인공으로 부상하지만, 실패하면 완전 제로인 ‘빈털털이’로 추락한다. 때문에 오로지 빛나는 ‘기술력’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전재산인 이들에게 없는 셈치고 투자할 사람(속된 말로 전주(錢主))의 출현은 거의 가물에 콩나듯하는 정보다. 그런 와중에도 컴퓨터 관련 모험기업 소개 기사에는 삼보컴퓨터가 출자한 x사는라는 구절이 심심치 않게 들어 있다. 왜 삼보는 남들이 꺼리는 모험 기업에 과감한 출자를 단행하는 것인가. 그건 80년 7월 당시에는 무모(?)하다는 비난을 받으며 몇명의 기술자가 모여 만든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력에 ‘자신’을 걸고 시작한 회사
80년대 한국과학기술원KIST 전산기 운영 실장이던 이용태 박사, 같은 곳에서 교환기 콘트롤러용 16비트 컴퓨터를 개발하던 강진구 박사, 전산행정실장 이윤기씨가 초창기 주축이 되어 만든 회사이다. 엔지니어 출신이 창업자라는 점이 보통 대기업과 좀 다르다. 삼보는 외국 유명 컴퓨터 업체 설립자들이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으로 자신들의 기술력을 상품화하기 위하여 회사를 만든 것과 거의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80년 7월 중형 컴퓨터 알파시스템 보급을 시작으로 회사의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한 삼보는 81년 1월, 비록 일본 샤프 사 제품을 가져다 만든 것이기는 하지만 국내 최초의 PC, ‘SE-8001(8비트)’를 완성함으로써 컴퓨터 조립 기술 축적의 길을 텄다. 82년 2월 애플 PC호환기 ‘트라이젬 20’에 이어, 83년 4월 트라이젬-20 XT, 트라이젬 30을 83년, 잠깐에 불과했지만 강하게 몰아쳤던 컴퓨터 교육 바람을 타고 교육용 PC 보급의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능력있는 회사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렇게 자본력을 키운 삼보는 기술 연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만큼 1984년 1월 국내 최초로 컴퓨터 전문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함으로써 기술력있는 컴퓨터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하였다.
PC 전문 연구소로 새롭게 단장한 기술연구소
92년 6월 기술연구소와 생산기술부 일부인원 포함, 생산기술연구소 확대 개편한 삼보연구소는 기술연구소와 생산기술부를 분리하고 전략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면서 터전도 서대문구 냉천동에서 경기도 안산시 제 2공장으로 옮겼다. 공장과 연계 시스템 구축을 위한 복안이기도 했다. 지금 현재 삼보컴퓨터의 기술 개발 연구비용은 91년 총매출액의 6.9%인 160억원, 92년에는 5.5%인 150억원 정도이다. 현재 삼보 기술연구소는 기술관리실, 기술 1실, 기술 2실, 기술 3실, 전략기술연구소로 구성되어 있다. 기술 1실은 PC 1팀, 2팀, SW팀, 엡슨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체 내에 들어갈 각종 보드들은 모두 여기서 탄생한다. 데스크톱과 포터블 기종으로 나누어 각각의 기종에 들어갈 보드에 새로운 기술 변화 추세를 적용, 제품 개선에 주력하는 부서이다. 펜 PC와 넥시스 시리즈 등이 이들이 내놓은 산물이다. 기술 2실은 기구팀과 산업디자인(ID : Industrial Design)팀으로 이루어져 있다. 1실이 컴퓨터 속을 책임진다면, 기술 2실은 컴퓨터의 얼굴, 즉 외형을 가꾸는 부서이다. 이번에 차세대 시스템이라는 의미의 넥시스Next System 디자인을 기획하였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미려한 디자인에 쓰기도 편한 제품 만들기가 이들이 연구할 몫이다. 기술 3실은 아트워크팀, 매뉴얼팀, 인증팀, 전자파 실험, 부품표준팀으로 짜여져 있다. 1실과 2실에서 개발 완료한 제품을 실험하고 부수적으로 지원해야 할 작업들, 갖가지 체제를 정비해 주는 팀이다. 물론, 제품 개발 과정 도중에도 테스트가 이루어지긴 하지만, 이는 본격적인 테스트라 볼 수 없다. 3실에서 본격적인 테스트에 들어간다. 본래는 독립 연구조직으로 있다가 이번 개편과 함께 연구소 산하 부서로 소속된 전략 기술연구소Strategic Technical Instition는 기술의 직접적인 상품화에 주력하는 기술 1, 2, 3실과는 달리 차세대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현재 연구 1, 2팀이 산하에 있고 이들은 포터블과 멀티미디어 분야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PDAPersonal Digital Appliance 역시 집중 탐색, 연구하는 탐색 분야이다. 전에는 연구소 소속이던 프린터와 워크스테이션 개발부는 따로 독립해, 각 사업부에 속해 있다.
실험의 연속, 도전속에서 새 제품이 탄생하고
1990년 11월 강진구 박사를 팀장으로 당시 전략상품사업본부라는 이름아래 구성되었던 ‘솔빛(지금은 조선솔빛미디어로 독립)’은 삼보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팀이다. 워크스테이션에 포터블 개념을 도입한 제품을 개발할 인재를 모은다는 광고를 보고 모여 든 20대 젊은이들이 외국 유수 기업의 연구소 운영 분위기와 흡사한 자유롭고 분방한 분위기속에서 창의력을 흠껏 발휘하며, 독특한 아이디어로 국내는 물론 세계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주었던 세계 최초의 배터리 구동형 랩톱 워크스테이션 개발이 바로 그런 모험기업적인 삼보가 거둘 수 있는 열매들이다. 이번에 국내 최초로 PC 모듈라 설계 방식을 도입한 ‘넥시스Nexsys‘ 시리즈는 컴퓨터 업계에 디자인 도입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4, 5년전만 해도 디자인은 컴퓨터 제작시 거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 PC 업체들은 자기 제품에 독특한 개성을 주지 않는다. 이 회사 제품이나 저 회사 제품이나 겉으로봐도, 기능상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아 그게 그거다. “디자인이 잘된 제품은 외양만 보기 좋은 제품이 아닙니다. 좋은 디자인은 제품의 기능까지 향상시켜 줍니다. 이번에 선보인 넥시스 시리즈의 경우, 미국 애플사 제품을 디자인하던 플러그 디자인 작품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몇 가지 다른 점들이 있습니다. 사용상의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들이지요.” 기술 2실의 남효근 선임연구원은 디자인의 개선은 곧 품질의 개선이란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철제로 껍데기를 만들지 않고 ABS 플라스틱을 이용해 무게가 가볍고, 색깔을 칠하기가 자유롭다. 나사가 없어 뚜껑을 열었다 닫을 때도 아주 간편하다. 넥시스의 디자인을 삼보 연구원들은 ‘세컨 제너레이션Second Generation‘이라 칭한다. 차세대 디자인이란 의미이다. 조직운영도 그렇고, 제품 개발에서도 다양한 생각을 적용해 본다. 과감함이 살아있다.
단지 하나만 다르게
삼보 PC는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사용자들의 호감을 가장 많이 사고 있다고 보도된다. 직접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삼보 연구원들은 이런 여론 조사 결과는 특별히 남다른 점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구동성이다. 꼭 들자면 테스트가 많다는 점 정도가 공통된 의견이다. “전, 한글 사용의 편리성이 제일 많이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PC에서는 한글 문제가 작용할 수 밖에 없는데, 초창기부터 한글문제와 관련해 작업한 우리로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기술연구소 기술관리실 강동이 연구원은 그와 함께 풍부한 현장 테스트와 기능향상의 편리함을 지적한다. “아무래도 컴퓨터 전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겠지요. 전문기업은 그 업종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기업입니다. 죽기살기로 덤벼들죠. 그러니 과정 과정마다 세심한 조사와 테스특 이루어지는 것이겠고요.” 서진구 기술연구소 소장은 모험기업으로 시작한 삼보의 기업적 특성이 이어지면서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강한 승부욕을 불어넣은 덕이라고 말한다.
더욱 나은 기술찾기는 현장에서
별별 위기설이 다 난무한 가운데서도 오히려 더 강하게 버티고 있는 그들이 이제 그런 소문마저 없애버릴 정도로 확고하게 뿌리박아야 한다. 모험기업으로 출발선을 떠나 13년째 한창 달리고 있는 삼보. 여전히 앞으로 보고 갈 길이 더 먼 장거리 선수여야 한다. 모험기업 전통은 이럴 때 도움이 될 것인가. 서진구 소장은 “우리에게 벤처캐피탈의 절박함이 아직도 흐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전 그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열정적인 연구원들의 분위기죠. 여기에 이제 인간적인 면, 좀 여유있는 그런 면을 보충하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기술 외적인 면으로 우리가 개선하려는 부분입니다”라고 자신들의 부족한 면을 지적한다. 국내 대기업 연구소에 10여년 근무하다 현재는 외국인 기업체에서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한 중진 연구원이 보는 국내 기업 연구소의 부족함은 이런 것이다. “국제경쟁력, 그런 단어들만 나오면 일단, 기술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제일 많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그것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연구 조직 운영이라고 봅니다. 현재 제가 맡은 부서의 운영을 모두 제 책임하여 진행할 권한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입안부터 개발 과정, 판매까지 전 과정을, 거기에 필요한 경비까지 모두 쉽게 말해 제 맘대로 가능하단 말이지요. 그러나, 이 뒤에는 제품 상품화에 성공해야 한다는 책임도 함께 지고 있습니다. 결국, 제 몫은 제가 벌어서 쓰라는 체제입니다. 용산 등 전자상가에서 마켓팅 조사와 소비자 의견 청취를 자주 합니다. 상품화에 성공하려면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기업의 연구개발은 일단 상품화되어야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요. 물건을 판 후 소비자들의 느낌 조사가 윤기있게 진행되야지요. 사용자와 피드백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적 정비와 자세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의 지적은 타당하다. 같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데 한쪽은 자율적 운영이 되고, 다른 한쪽은 그렇지 못하다면 그건 조직 운영 탓이다. 굳이 길게 이런 장문을 인용함은 삼보가 국내 컴퓨터 기업중에서는 그래도 남다르게 모험기업이나, 신속한 전략팀 구성 등을 행하는 융통성있는 조직이고 BBS를 운영하는 등 소비자의 반응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창업 13년에 달해 이제는 컴퓨터 관련 사업인 정보통신 분야로까지 진출하는 삼보컴퓨터는 시작은 ‘기술’만으로 가능했지만, 이젠 사용자와 함께 기술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사용자들은 국내 컴퓨터 전문업체로서 그들이 지켜 온 외길걷기를 강제한다. 좋아지는 우리 PC로 우리가 가꾸어가는 컴퓨터문화를 바라기 때문이다. PC 전문 연구소인 기술연구소에는 그 주춧돌로서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
삼보컴퓨터 펜 PC 개발팀
키보드 입력에 익숙치 못한 사람들은 컴퓨터 만지기를 낯설어한다. 컴퓨터를 두려워하는 요인 중 하나가 입력장치에 대한 거부감이다. 아직은 손으로 쓰는 입력작업이 더 편한 보통 사람들에게는 자판 외우기나 속도를 내는 데 필요한 연습 시간 이겨내기가 버거운 탓이다. 이래서 사용자와 친근한 입력도구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장치들이 등장하였다. 간단히는 마우스부터 펜, 음성 등등. 특히, 펜컴퓨터의 경우는 기존 입력방식중 사람들과 가장 친근한 방식이라는 강점때문에 더욱 주목받은 기술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기 위하여 90년 개발을 시작한 삼보컴퓨터는 시제품을 미국 가을 컴덱스쇼에 맞춰 전시하고 92년 4월엔, 거듭된 연구를 통하여 PCMCIA 2.0 방식을 지원한 제품을 선보였다. 영국 이든사와 기술 협력한 이들 펜 PC 개발 프로젝트 이름은 ‘아담’이다. 올 1월부터 생산에 돌입한 이 펜 PC는 현재 영국에서 수출 주문을 받았다. 삼보의 트라이젬 Pen386SX의 기능은 미국 유명 컴퓨터 잡지 중 하나인 ‘바이트BYTE‘지는 92년 4월호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삼보 첫 펜 PC 출하, 세련됨은 부족하지만, 신뢰할만한 제품이다. 만약 지금 펜 PC를 사려면 삼보의 Pen386SX를 구입하라. 이들은 몇 가지 개선만 있다면 이제 막 태동하는 펜 PC에서 확고한 자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펜컴퓨터에서 문자인식도를 높이는 것이 올해 과제입니다.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더 많죠. 우린 하드웨어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의 기술 향상을 최대한 할 작정입니다. 4명으로 팀을 이뤄 PC를 개발한 펜 PC 개발팀 기술 1실 홍석범 연구원은 말한다. 펜 컴퓨터 분야는 작년에 예상보다 저조했죠. 특히, 이미 타이핑이 필수적인 요건으로 키보드에 거부감이 없는 문화인 미국은 펜 컴퓨터 시장 활성화가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현실을 고려, 올해는 키보드와 펜을 동시에 지원하는 컴퓨터 개발이 우리 방향입니다. 더불어 A4크기를 B5로 줄여 가볍게 해 휴대하기 편하게 하고 디스플레이 컬러화,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 등이 모두 해당되죠.” 연구소 서진구 소장은 아울러 아직 일반용 알카라인 건전지는 전원으로 사용할 수 없어 이런 점들이 해결되어야 사람들의 구매 욕구가 동할 것이라고 본다.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 펜 PC 분야는 삼보가 조용히 앞날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또 한 분야이다.
81. 1 국내 최초의 PC, ‘SE-8001(8비트)’ 개발
82. 2 애플 PC 호환기 ‘트라이젬 20’ 개발,
83. 4 트라이젬-20 XT, 트라이젬 30의 교육용 보급으로 PC 사용자층 확산,
84.10 TG-88개발, 16비트 XT 개발로 PC대중화 기여, 소프트웨어 한글 최초 개발.
85.10 16비트 AT 트라이젬 286, 16비트 AT PC 개발, 시장 감소 예상
87. 9 TG-386 PC 개발, 고성능 PC 개발 기술 축적, 시장(업무용)증가 예상
88.10 16비트 보급형 TG-TOP 개발
88.12 32비트 컴퓨터 TG-386V 개발
PS/2 30 호환기 개발, 고급 PC 기술 축적
89. 3 16비트 사무용 컴퓨터 TG-286V,
90.11 세계 최초의 배터리 내장형 스팍 랩톱 워크스테이션 개발
91. 4 노트북 PC, 젬노트 286NP 개발
91. 5 EISA 버스 채택 486 PC 22/25/33MHz 개발
91. 6 노트북 PC, 젬노트 386NP개발
91.10 펜 PC개발, 국내 최초로 멀티미디어 PC, 홈 PC 개발
92. 3 국산 워크스테이션 SDT-250, SDT-400 국내 시판
92.10 국내 최초로 모듈러 타입 PC ‘넥시스’ 시리즈 개발(386, 486)
92.12 386P, 486P 파퓰러 시리즈 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