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온나라를 덮었다. 나무도 부러뜨리는 태풍.
바람에 날아가려는 우산을 꼭 부여잡고 한 걸음 한 걸음 간신히 발걸음을 옮겼다.
집 앞의 거리,
꿈을 꾸었다. 나는 내 친구 허클베리 핀의 마을에 살고 있었고, 건너편엔 섬이 있었다.
태풍이 덮쳤고, 마을 앞이 온통 물에 잠겼다.
섬엔 물이 불어나 아기호랑이들이 부모를 잃은 채 방황하고 있었다.
나는 작은 보트를 타고 태풍 속을 뚫고 그 섬에 들어가 아기호랑이들을 찾았다.
두 마리 아기호랑이를 찾아 품에 꼭 껴안고 다시 태풍 속의 마을로 돌아왔다.
호랑이라지만, 녀석들. 얼마나 귀여운지. 꼭 지켜주고 싶었다.
– 2002년 8월 31일 상계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