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방이동에 있는 고시대의 묘지. 저곳엔 죽은 자의 시체가 없다. 이미 썩어서 사라져버린 시체를 보관하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무덤을 만들어 영혼에게 집이라는 공간을 내어준다. 지금 그 영혼이 있는 곳은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다. 외부인들이 영혼의 휴식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죽음은 무엇일까? 사후의 세계란 어떤 것일까?
죽으면 기분이 어떨까? 영혼이 있을까?
죽음은 대단히 슬픈 것으로 여겨진다.
사후의 세계엔 천당과 지옥이 존재한다고 믿기도 하고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고 믿기도 한다.
우리 몸에서는 하루에도 수십만개의 세포가 죽어간다.
하지만 누구도 그 세포들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지 않는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죽음은 ‘의식’에 관계하는 대뇌 피질의 신경세포의 죽음이다.
‘의식’이 죽는 순간 우리는 무의식으로 떨어지고,
시간도, 공간도, 기쁨도, 고통도, 사랑도, 슬픔도..
그 어떠한 것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사실 나는 매일같이 침대에 누워 죽음을 달콤하게 맞이한다.
그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