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13일 오후 베이징시의 한국 총영사관 정문앞 경비초소에서 중국 경찰과 외교단지 보안요원들이 탈북자 원모씨를 강제 연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말리는 한국 외교관들에게 폭행을 가하며 완력을 행사하고 있다. (北京=연합 )
中경찰, 연행과정 韓國외교관에 폭행
허락없이 公館침입 外交마찰 불가피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13일 오전 또다시 부자(父子) 탈북자 2명이 진입, 영사관 건물 안에까지 들어갔으나, 50대인 아버지 원(元)모씨는 중국인 경비원들에게 다시 끌려나가고 15살인 아들만 영사관 안에 남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외교부 휘하에 있는 중국인 경비원들은 이번에 한국 영사부의 허락을 받지 않고 불가침권이 적용되는 영사부 건물 안을 침범해 원씨를 끌어냈기 때문에 외교적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씨 부자는 이날 오전 10시35분(한국시각 오전 11시35분)쯤 한국 총영사관의 정문 반대쪽에 있는 뒤쪽 출입문을 통해 구내로 진입, 비자(입국사증) 대기실 등을 배회하다가 뒤따라 들어온 중국 경비원들에게 원씨만 끌려나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탈북자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영사부 직원들이 뛰어나갔으나 인근 외교단지에 배치돼 있던 중국 무장경찰들이 몰려와 제지했다. 원씨는 영사관 정문 외곽의 중국측 경비초소에 끌려가 중국 출입국관리소 소속 경찰들의 조사를 받다가, 4시간 반쯤 뒤인 오후 4시10분(한국시각 5시10분)쯤 다른 곳으로 연행돼 갔다.
이 과정에서 중국 경찰들은 원씨의 연행을 저지하는 한국 총영사관 직원들에게 폭행을 가하는 등 완력을 사용해, 한국 영사 1명은 무릎 부분이 찢어지고 현지 고용인 여직원 1명은 입술이 터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 중국 경찰은 취재 중이던 한국 기자들에게도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하는 등 이성을 잃은 행동을 보였다.
영사부에 침입한 경비원들은 외교단지 경비업무를 대행하는 중국 외교부 산하의 ‘방업공사(防業公司)’ 소속으로, 이 회사의 지시에 따라 한국 총영사관과 UNHCR(유엔난민담당관실) 베이징 사무소 등이 함께 들어있는 이 건물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이들이 정식 중국 관리가 아닐지라도 영사관의 허락없이 관내를 침범했고, 이들이 끌어낸 탈북자를 중국 경찰이 억류한 것은 외교적 마찰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부자 외에도 한국 총영사관에는 모두 17명의 탈북자들이 한국행을 요구하며 진입해 있는데, 원군을 합쳐 18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베이징 주재 대부분의 외국 대사관에 ‘탈북자가 들어올 경우 신병(身柄)을 중국측에 넘겨달라’는 외교 공문을 발송했다.
우편으로 배달된 이 공문은 “중국 내 외국 대사관은 비호권(庇護權)이 없다”며, “신분이 불확실한 자가 들어올 경우 중국측에 즉시 통보하고 신병을 인도해주기 바란다”고 적혀있었다. 이 공문을 받았다는 모 대사관의 대변인은 “이 문제를 조만간 유럽연합(EU) 소속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대사관은 이 공문을 13일 오전 접수했다고 밝혔다.
( 北京= 始東특파원 sdyeo@chosun.com ) – 좆선에서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