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명품은 사람을 돋보이게 한다. 명품과 함께하는 나들이라면 발걸음은 가볍고 어깨는 세상을 향해 펼쳐지고 두 눈엔 자신감이 가득하다. 고작 수십,수백만원짜리에 불과한 이런 겉치레감이 어찌 사람을 이리도 돋보이게 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명품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힘들게 오랫동안 모은 돈으로 명품을 사고, 자신의 명품을 애지중지하며 부드러운 손길로 자신보다 더욱 아낀다. 자신이 명품인지 명품이 자신인지, 물아일체의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값비싼 명품일지라도 그것은 결코 사람을 명품으로 만들어주지 못한다. 오히려 사람을 폐품으로 만들어버리곤 한다. 명품을 자랑하고 떠벌리는 사람은 명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사람이다. 명품을 갈망하는 사람이 드러내는 것은 그 자신의 허영심이다. 명품을 매우 소중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은 그 자신이 물건보다 못한 존재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명품을 잃고 울고 있는 사람은 그 자신의 모든 것을 잃었음을 보여준다. 어찌보면 명품은 사람을 명품으로 만들어주기보다는 자신을 빛내기 위해 사람을 반품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명품이라 부르는 사람은 따로 있다. 조국을 사랑하다 간 유관순, 안팎의 적과 싸우며 나라 구한 이순신, 장애를 딛고 일어나 봉사하며 한 평생을 몸바친 헬렌켈러,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한 마더 테레사,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귀가 먼 베토벤, 흑인들을 위해 한 평생 의료봉사한 슈바이처 박사, 인류를 평화로 이끈 지도자 간디, 어머니를 웃기기 위한 노력으로 정상에 선 챨리 채플린, 열의 가득 찬 선구자 벤자민 프랭클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구광 에디슨까지. 이들 명품 인간들은 명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궁창에서 나왔거나 혹은 시궁창으로 들어간 인간들이다.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 억압과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불굴의 의지, 몰두하는 자의 아름다운 정열, 오랜 시간에 걸친 영겁의 노력과 끊임없이 갈고 닦은 지혜가 사람을 명품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명품 인간은 돈을 주고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조개 속의 진주와 같아 원래 있던 것도 아니고, 한순간에 생겨나지도 않으며, 완성되지도 않는 다.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을 때, 끝없이 투쟁하고 이겨나가려 노력할 때, 자신의 정열을 바쳐 최선을 다할 때, 자신을 갈고 닦으며 정진할 때 인간은 차츰 명품으로서의 모습을 갖춰가며,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사람 개개인마다 오리지날 명품의 향기와 빛이 돋보이게 된다. 스스로 명품이 되고자 한다면 명품을 떨쳐내고 명품을 만드는 심정으로 인생을 살아가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