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월 14 일 3/3. 버스 안에서 이상한 아저씨

2001년 5월 15일 at 1:38 am

902 좌석을 기다려 탔다. 역시나 자리 없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바깥쪽으로 사람들이 몰려있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그런데 저 안쪽에 웬 술취한 아저씨가 비틀거리며 서있었다. 더이상 들어가기 싫었다. “내가 말이야~ 아 나쁜 쉑히덜! 다 죽어버려!!” 그밖에 알아듣지 못할 소리들을 외치는 이상아저씨. 호랭과 중간에 서서 그 아저씨 열리 씹고 있었다. 꼭 저런 아저씨가 있다니까.. 어쩌고 저쩌공..
그리고 앞을 보니, 내 앞에는 어떤 정상적인, 그러나 이쁜 여자와 아저씨가, 호랭 앞에는 어떤 술에 잔뜩 취해 남자에게 기대고 있는 이쁜 여자와 기댐을 당하고 있는 평범하게 신문 보고 있는 청년이 있었다. 그 여자는 취해서 완전히 남자에게 뻗어있었다. 자세히 보니 둘 사이는 아무런 관계가 아니었다. 호랭에게 그 얘기를 해주고 또 재미있게 그 둘을 씹고 있었다. 저 남자 귀찮아도 좋아할꺼야.. 어쩌고 저쩌공.. 한참 조용히 그러고 있는데 내 앞의 여자가 앞에 앉은 그 뻗은 여자를 깨우려 하였다.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났다. 기절했나?? 죽었나?? 이상했는데 한참을 그러니 약 1~2 초 정도 몸을 가누고 있는 것이 일단 살아는 있는갑다. 이쁜정상녀, 이쁜죽은녀 옆에 앉은 남자에게 죄송하다며(뭐가?) 친구를 막 깨우려 하는데 안 일어난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 친구 옆으로 가서 막 깨우며 나더러는 자리에 앉으라 한다. 빈말로 호랭에게 “너 앉아.” “응! 그래!” 해서 호랭이 앉았다.
정상녀는 계속해서 죽은녀를 깨우려 한다. 그때 저 뒤에 있던 이상아저씨, 앞으로 헤치고 나온다. 아 나를 스쳐지나간다. “불쾌해.” 근데 그 아저씨 거기에서 멈춰선다. ‘들었나?’ 그러더니 정상녀와 죽은녀 앞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흐물흐물거린다. 계속 그러니 정상녀 “아저씨 뭐하시는거예요!!” 그러니 그 이상아저씨 정상녀더러 “뭐야..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 그러면서 계속 흐물흐물.. 정상녀 계속 불쾌하다 “아저씨.. 누군지 무슨 상관이예요 비키세요 뭐하시는거예요!!” 아저씨 또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짓껄이며 여자를 야려본다. “내가 말이야!! 내 말 한 마디면 너희 잡혀가!!” “내가 말이야!!” 그때, 나. 정상녀와 죽은녀가 이쁘지만 않았어도 참았다. 하지만 이뻤다. 흐물흐물거리는 아저씨를 움직이지 못하게 잡으며 “아저씨, 이러시면 안 됩니다!” “그냥 조용히 서서 가십시요!” 아, 나에게 경쟁심을 느꼈던가? 나와 반대편에 서있던 빨간옷남자 “아저씨 이러지 마세요!!” 하며 또 아저씨의 몸을 못 움직이게 잡는다. 하여튼 나와 그 빨간남자는 그 아저씨를 한참동안 잡으며 이 소리 저 소리 주고 받았다. “내가 말이야!! 내가 입 벙긋하면 너희 다 죽어!!” “아저씨, 좀 조용히 좀 하고 가세요. 여기는 버스 안입니다.(나)” “아저씨 뭐하시는거예요 예?? 이럴꺼면 내리세요!!(빨간남자)” 빨간남자 심히 흥분한다. “기사아저씨 세워주세요!! 이 아저씨 내리게!!(빨간남자)” 그러나 그 아저씨 데리고 지나갈만큼 길은 넉넉치 못하다. 나, 아저씨가 최대한 그 여자들에게 닿지 않게 팔을 뒤로 감아쥐고 붙잡고 있는다. 그때 호랭 일어난다, “아저씨 여기 앉으세요(호랭&나)”, “아저씨 여기 앉아서 펴언하게~ 가세요..(나)” 이렇게 해서 아저씨를 앉혔을 때, 그 정상녀는 죽은녀를 버리고 사라지고 없었다. 이런 배신감을!! 연락처도 안 주고 사라지다니. 쳇. 그러나 내가 누구인가. 호랭은 또 어떤 넘인가 -_-; 그 상황을 우리는 엽기적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저씨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태권도 유단자에 유도 유단자에 격투기까지 해!!” “아 예 그러세요.. 힘도 대단하시네요..(호랭)” “내가 말야!! 격투기 유단자야!!(아저씨)” 아저씨 일어나려한다. “아저씨 일어나지 마시고 편히 앉아서 가세요..(나)” 아저씨와 몇 번 눈을 째려보며 마주봤다. 난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웃겨서.. 내 참.. 호랭도 웃겨 죽으려고 한다. “내가 나이가 55 야!!(아저씨)” 그리고 나를 가리키며 “어이 형님이야??” 이 아저씨가 나를 형님이라 하는데 내가 호랭의 형님이라는 건지 아니면 내가 그 아저씨의 형님이라는 건지 아니면 나더러 자기를 형님이라고 부르라는 건지.. 아무튼 이래저래.. 난 최소한의 대꾸만, 호랭은 장난스럽게 계속 대꾸했다. 말 시키고. “내가 바다에서 말이야!!(아저씨)” “아.. 바다에서 사셨어요?(호랭)” “내가 바다의 황제야!! 내가 누구야!!(아저씨)” “아.. 바다의 황제시죠..(호랭)” 웃겨서.. 내 참.. 그렇게 오다보니 거진 집 앞까지 왔다. 난 웃겨서 호랭에게 이 상황에 대해서 좀 더 씹기 위해 호랭더러 같이 내리자 하여 같이 내렸다. 따라일어나는 아저씨. 따라오지 마세요.. 다른 사람하고 놀아요 –;
그리고는 한참을 그 사람을 씹으며 웃었다. 으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