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2001년 2월 6일 at 10:24 pm

이미 내 뒤로 3 명이나 더 들어왔다.

처음으로 우리팀의 게임 프로그래머 한 명, 쥬라기팀의 병역특례 그래픽 디자이너 한 명, 그리고 또 우리팀의 기획자 한 명..

요번에 병역특례를 받는 사람은 나와 위층의 장정문씨, 그리고 이번에 들어온 그래픽 디자이너인 것 같다.

위층의 장정문씨는 게임 스쿨 출신으로 지각도 자주 하고 근무시간에 잠도 많이 자고 해서 부장님 눈밖에 난 모양이다. 술 먹고도 문제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부장님은 내쫓고 싶어하지만 위층에서는 그래도 지금까지 같이 일했으니 병역특례를 써주라 하신다.

한별은 기획자로서 어느정도 프로그래밍도 한다고 한다. 아마츄어로 잠깐씩 몇몇 팀에 있기도 했다고 한다. 수렁과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 아닌가 싶다.

수렁은 꽤나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인 모양이다. 현재 윈도우 NT 서버 프로그래밍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상미를 좋아한다고 한다. 한양대 전전컴 출신이다.

재화는 빽형을 좋아한다고 한다. 왜 그러한가는 아무도 모른다. 오늘 보니 빽형은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닌가 싶다.

민철이는 99 년 12 월부터 회사에 다녔다고 한다. 초기에 회사의 첫 유통작인 플러스의 메인 프로그래머가 교통사고로 사망해서 파견근무를 나갔었다고 한다. 그 프로그래머 또한 초보자였던지라 프로그램도 난해했던 차에 한 달만에 완성시키느라 박카스를 먹어가며 프로그래밍을 하는데 같이 나갔던 DirectX의 달인 퉁형은 쓰러지기까지 했다고 한다. 정말 힘겨운 한 달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민철은 어머니께 울면서 전화했다고 하며, 버그 생겨서 다시 나오란 연락이 올까봐 일주일동안 불안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한다. 버그는 굉장히 많았지만 우린 정말 열심히 했어라며 자위를 했다고 한다. 그는 여자친구와 고등학교때 같은 동아리였고 대학교때는 재수한 여자친구를 자기 대학으로 불러와 선배였으며, 결국은 직장까지 여자친구를 불러들였다고 한다.

부장님은 영어를 참 잘하신다. 블루바이트에서 외국인이 왔는데 정말 유창하게 대화를 나누셨다.

우리팀의 새로 온 게임 프로그래머는 몇 일 전 새로 들어온 기획자와 나란히 앉으며 친해졌다. 내가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니까 DirectX는 실제로 해봐야 한다고 열심히 설명하고, 물리에 관심을 보이니까 3D 잘 하겠다며 3D 얘기를 한참을 한다.

드디어 기획자가 출근을 하게 됐다. 내일부터 기획 끝날 때까지 부장님이 강제로 출근하게 했는데 과연 내일부터 나올지는 모르겠다. 내일 모레부터 나오려고 하는 것 같더라만. 이제부터 기획 좀 제대로 받아가며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으아 허접한 기획. 빨리 캠퍼스에서 손 떼고 싶다.

아침에 산업기사 자격증을 교부받아왔다. 부장님한테 특례 달라고 해야되는데 까먹었다. 내일 기회 봐서 얘기해야겠다. 민철과 기사 자격증도 함께 보기로 했다.

회사에서 아파트 한 채를 마련했다. 그래서 사원들에게 월세를 받고 임대해 주기로 했는데 나와 민철이 맨 먼저 신청하고 서로 이층 침대를 사자느니 컴퓨터는 노트북을 가져다놓으면 된다느니 밥을 해먹자느니 자전거를 사서 타고 다니자느니 실컷 얘기했는데 윗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잡아놓은 것 같아서 마지막에는 ‘자리 남으면 들어갈께요..’가 되었다.

요즘도 그럭저럭 회사 잘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