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장르의 발전은 획기적인 하나의 게임에서 비롯되어 그것을 모방한 작품들이 출현하고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방이 창조적으로 계승되면 벤치마킹이 될 수 있는 반면 창조성 그 자체의 모방으로 현실적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표절이 되는데, 이에 대한 사례는 몇 년 전 우리 가요계를 휩쓴 표절 바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최근 게임계에 불고 있는 표절 경향의 무고성에 대해 논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실제 과거 우리 가요계에 표절 바람이 유행하고 있을 때, 네티즌들은 그 표절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 표절 가요들을 퇴출시켰고, 빠른 시일 내에 표절 경향들을 퇴출하는 공헌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 제기되고 있는 게임계의 표절 바람을 같은 측면에서 볼 수는 없다. 첫째, 표절이라고 주장되는 게임들이 동시대 게임의 손쉬운 표절이 아닌, 과거의 게임에 대한 일종의 경향의 추구로서, 벤치마킹 수준으로 해석 될 수 있다는 점, 둘째로는 이것이 국내 게임사들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먼저, 현재 유행처럼 번지는 표절 게임 비판은 표절과 벤치마킹에 대한 혼동이라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해서, 동시대 다른 게임에 의해 개발된 컨텐츠를 그대로 모방한다면 이는 표절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이미 여러 세대가 지난 게임을 벤치마킹하여 현대에 맞게 발전시켰다면 이는 해당 장르의 보편화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최근 표절 게임의 대표작으로 닌텐도사의 마리오 카트를 표절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카트 라이더의 경우, 이미 게임계의 시간으로 3~4 세대가 지난 슈퍼패미콤 시절의 게임을 벤치마킹한 것으로서, 비록 그 게임의 경향이 마리오 카트와 흡사하다고는 하나, 새로운 캐릭터의 개발, 인터넷 플레이 등 최신 기술의 도입 등 그 각각의 요소들은 벤치마킹을 통한 일종의 창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유사 게임들에 대해 쉽사리 표절로 비난하는 현상은 새로운 장르의 보편화에 대한 부적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이보다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는 문제는, 현재의 이러한 경향이 게임 자체에 대한 주목으로부터라기보다는 국내 게임 개발사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여러 해 전에 디아블로가 히트 친 이후로 그 게임의 경향을 추종한 많은 게임들이 발매되었는데, 대표적으로 EA사의 게임 Nox와 국산 게임 퇴마전설을 들 수 있다. 두 게임은 모두 디아블로를 벤치마킹하였고, 그 경향이 흡사하였으나, Nox가 디아블로와 장르를 같이 하는 경쟁작으로 인식되었던 반면, 퇴마전설은 디아블로를 표절한 게임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현재의 시점에 와서도 얼마 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뿐만 아니라 닌텐도 게임큐브용으로도 개발되어 출시되고 국내에 정식 유통되기도 한 크래쉬 밴디쿳의 경우 마리오 카트의 경쟁작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으나, 국내에서 개발되고 인터넷 플레이 등 새로운 요소를 가미한 카트 라이더는 표절 게임으로 극심한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국산 게임과 외국산 게임들에 대한 차별적인 접근을 볼 때, 이는 게임 자체보단 국산 게임에 대한 불신이라는 선입견으로 비롯된 표절 의혹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국내에서 개발되는 게임들이 창조성이 부족한 면은 있으나, 많은 게임들에서 벤치마킹이 표절로 간주되는 것은 벤치마킹과 표절이란 단어에 혼동으로부터 야기된 오류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모바일 게임들을 중심으로 그래픽, 아이디어 등에 대해 명백하게 표절한 작품들이 적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게임계의 대세를 이끄는 게임들의 경향은 표절이 아닌 벤치마킹에 의한 것으로서, 장르의 보편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카트 라이더의 경우에도 국내 유저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했던 카트 레이싱 분야를 대중화시켰으며, 인터넷 플레이를 도입하고 캐쥬얼화하여 장르의 범위를 넓힌 바람직한 면이 있다. 앞으로 부족한 창조성은 더욱 보충하고 벤치마킹을 통해 다른 게임들의 기획, 기술적 장점들을 도입하여 국산 게임의 발전을 더욱 한층 가속화하여야겠다.
GRE issue writing 에 나올만하지만 조금 더 specific 한 것을 한글로 써봤음.
이런 짓을 한 이유는, 집에 왔는데 문이 잠겨 계단에 앉아 집의 AP에 연결해서 할 일이 없었기 때문.
근데 문제가, 글은 한글이고 문체는 영어식이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