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Station 3 의 Cell Chip 을 보면 이것은 단순한 CPU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소니와 NVIDIA와 손잡은 것은 MS와 닌텐도가 ATI와 손잡기로 한 때로부터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만큼 소니와 NVIDIA의 협력은 필연적임에도 늦게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소니는 무엇을 했는가? 소니의 한 간부가 밝혔듯이 소니는 GPU 를 따로 두지 않고 Cell 칩을 사용할 계획을 했다고 밝혔다. 셀칩을 두 개를 장착하자는 건의도 내부로부터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NVIDIA와 협력하게 된 이유는, 셀칩을 이용해 그래픽을 처리할 경우 게임 개발 비용의 천문학적인 증가가 예상된다는 이유였다. 셀칩은 그래픽 처리에 충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이다. 그렇다. 소니는 PS2에서 그랬듯이 모든 제품을 스스로 생산하려고 하다가 삽질임을 깨닫고 급하게 NVIDIA와 손잡은 것이다. 셀칩은 원래의 목적했던 바에서 빗나가게 되고 결국 그 능력을 모두 사용하기 힘들게 된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어떻게 일본 게임 시장을 말아먹는단 얘기인가? 멀티가 대세이긴 하지만, 모든 게임이 멀티라면 차세대 게임기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내 생각에 일본을 제외한 대륙들의 게임 회사들은 주로 MS의 XBOX360을 선택하리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자국의 플레이 스테이션 3 을 채택할 것이다. 일본 게임 업체들은 국수적인 경향이 다분히 있어 플레이 스테이션 2 시절에도 XBOX에 대항하여 플레이 스테이션 2 개발에 협력하기 위한 협정을 맺은 바 있으며, 소비자들 또한 타국의 게임기를 좋아하지 않아 XBOX가 일본땅에서는 처참하게 패배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일본에서는 PS3가 상당한 지위를 잃지 않을 것이며, 서드 파티들 또한 PS3를 지원할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일본이 PS3로 가게 된다면, 셀칩의 복잡성으로 인한 게임 개발 비용의 상승은 누가 부담하는가? 일본의 소비자와 서드 파티 업체들이겠지만, 누구보다도 크게 타격을 입는 쪽은 서드 파티 업체들일 것이다. MS와 경쟁중인 SONY 의 입장에서는 PS3 소프트의 비용을 크게 높일 수는 없다. 소비자들 또한 비싸면 안 사면 그만이다. 결국 PS3 게임들은 XBOX360 게임들처럼 약 10 불 정도 상승한 가격에 출시될 것인데, 결국 개발 비용의 상승분은 대부분 게임 개발 업체들의 부담이 될 것이다.
일본이 언제 불황을 탈출할까 알 수 없는 마당에, 게임 개발 업체들 또한 장기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이미 SEGA는 빠찡고 업체에 매각되었으며 스퀘어 또한 영화 삽질의 탓도 있지만 결국 에닉스와 합병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더 심각한 불황을 만나게 되면 일부 게임 업체들은 도산할지 모르며, 일부는 게임 개발 규모를 줄이게 될 것이다.
한 가지 더 심각한 사실은 이로 인해 게임 시장이 일본과 대륙으로 양분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PS3가 비싼 가격과 유럽 및 북미향 소프트의 부족으로 일본 대륙에서만 팔리게 되면 일본 게임 업체들의 시장은 일본 내로 한정되게 되어버릴 것이고, 업친 데 덮친 격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게임 업체들에 닌텐도가 하나의 우산이 되어줄지는 모른다. 하지만 비가 어지간히 오는 날에는 우산을 썼다고 하더라도 집에 가면 바로 옷을 빨래통에 넣어버리고 목욕을 해야한다. 닌텐도 하나만으로 소나기를 막을 수는 없다.
20 세기의 게임 시장은 일본에 대부분 장악했다. 21 세기 게임시장은 이미 FPS, 온라인게임 등 비일본취향 게임들의 주류 시장 진입에서 보듯 탈일본화해가고 있다. 힘을 얻은 미국의 게임 업체들. 새롭게 등장하는 한국의 신생 게임 업체들. 일본 게임 업체들의 암울한 미래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