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10 년 전 오늘 무엇을 하였느냐!

2005년 5월 25일 at 2:50 pm

10 년 전 오늘 당신은 무엇을 했는가.

미래를 위한 나무를 심었는가?

나는 무엇을 했는가.

10 년 전 오늘이면 내가 고등학교 1 학년이었던 시절.

자율학습을 맨날 동의랑 바꾸고 몰래 집에 가다가 걸려서 짤리는 기쁨에
학교 끝나면 놀다가 집에 가서 저녁 먹고 또 놀고 하던 시절이다.

딱 이맘때면 교육부에서 종합생활기록부가 발표되고 공부 안 해도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 간다고 하여 반 분위기가 어수산하였다.

당시 나는 무얼 했는가!

바둑을 배웠다. 서점에서 얇은 바둑 책을 사서 바둑을 배웠다. 처음엔 한 수 내다보기도 힘들던 것이 점점 두 수 세 수 내다볼 수 있게 되고 허접한 실력이나마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바둑 게시판에서 승리를 쌓기도 하였다.

Visual Basic 2.0 을 접해보았다. 간단한 어플리케이션도 작성해 보았다.

내 목소리를 녹음하였다. 훗날 기억하기 위해 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음성 파일로 녹음하였다. 그때의 그 것이 한국에 돌아가서 내 컴퓨터를 들여다보면 있을까?

지효를 만났다! 장소는? 아마도 동대문 운동장이었을 것이다. 비 오던 날 그곳에서 천재소녀 지효를 만났다.

달렸다. 달렸다. 무작정 달렸다. 있는 힘껏 달렸다. 달리는 게 좋았다. 누구에게도 잡히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것이 좋았다.

10 년 전.. 나는 오늘을 준비했는가? 어제를 살았을 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