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2005년 4월 23일 at 3:28 pm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된다고 했다.

아무도 만날 사람 없는 도시에서, 인터넷도 티비도 없이, 스무날을 살면서 나는 내 차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된다고 했다. 내 차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주말엔 그 어떠한 교통수단도 없었다. 난 내 자전거에게 참 감사했다. 하지만 자전거와 대화하진 않았다.

몇날몇일을 대화할 사람 없이 지냈을 때 나는 내 차와 대화하게 되었고 차에게 고맙다고 말하였다.

하늘은 나를 대신해서 비를 뿌리고 나는 홀로 맥주 캔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플로리다도 뉴욕도 나에겐 외로운 도시..

끝없이 가로지르는 키웨스트의 바다도, 대낮같은 밤의 맨하탄도 나를 이방인의 느낌에서 벗어나게 해주진 않았다.

가족이 그립고 친구들이 그립다. 학교가 그립고 스카가 그립다.

영어보단 씨가 더 좋다. 미국 문화보다 한국 문화가 좋다.

적어도 한국에서 나는 강했다. 쩔쩔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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