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사라져가는 시간들.

2008년 10월 21일 at 10:08 pm

내 나이 어언 스물. 스물이라 하자.

남들은 서른이라 하지만 내게 있어 스물 이후의 시간은

시간만이 외로이 내 곁을 스쳐갔을 뿐, 나는 그대로니까.

아무튼 시간이란 것은 잡으려고 하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흘러가서

나에게 많은 것을 주기도 하고 빼앗아가기도 한다.

아직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나지만,

나에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삶들이 있다.

길지 않을 것임에 틀림없는 신입사원의 시기,

얼마 남지 않은 싱글의 시간,

그리고 그것과 함께 끝나버릴 새로운 사랑의 기회,

매일 부모님과 함께 사는 일상,

도전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대로 접을 수도 있는 전직의 기회,

조만간 시작되어야 할 그 공부들과

이제는 접어야 할 이런 저런 미련들.

세월의 흐름 속에 어쩔 수 없이 놓쳐가는 것들도 있지만,

나에겐 그래도 아직 영원히 계속될 청춘과,

내가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앞을 보며 도전해 볼 수 있는 젊음이 있기에.

오늘도 모든 것을 휩쓸어가려는 시간에 맞선다.

오늘은 비록 흐린 날에 취하고 아파해도

언젠가 밝은 하늘 아래 당당하게 나의 소리를 외칠 날이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