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나를 덮쳐오는 듯 했던 그 날이 마침내 닥쳤고, 그로부터 열흘이 더 흘러갔다. 삶은 평온하고 아름다워졌다.
주말에 가족들도 만나고 온천 여행도 다녀왔다. 교회도 가고 서점에도 갔다. 당연히 누려야 할 것들을 고생 끝에 누리게 되니 삶이 감사할 따름이다.
순간 순간 아찔하다. 3 과목 중 한 과목이라도 떨어졌더라면 얼마나 기분이 안 좋았을까? 대체 내가 어떻게 전부 다 합격할 수 있었을까? 하나님이 나를 이토록 사랑하셨음을 깨닫는다.
공개된 문제지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내가 이렇게 어려운 시험을 합격했단 말인가? 내 머릿속은 그저 새하얄 뿐인데!
아찔함이 세차게 지나갔다. 2달 가까이 기를 쓰고 공부한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만족스러웠고, 나는 아찔해하면서도 퇴근 후에 게임을 하고 주말에 놀러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