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놀다가~

1999년 8월 18일 at 2:55 pm

안녕하세요~

음.. 2 박 3 일만에 집에 들어왔어요..

그동안.. 자전거 타고 좀 돌아다녔거든요..

고등학교때 친구들 셋과 함께 돌아다니다가..

호영이네 집에서 자다 왔죠..

첫날은 아침에 출발해서.. 현충탑에서 점심을 먹고

포천에 있는 대진대에 가서 두리번거리며 학교 구경이나 하다가..

잠 잘 곳을 찾아 유원지쪽으로 달렸어요…

근데 민박집도 없고.. 큰 건물도 없고.. 난감해서

잘 곳을 찾아.. 점점 산으로 -_-; 들어가게 됐어요..

그러다가 밤 11시쯤 산속 아주 작은 마을에 있는

무슨 초등학교인가를 찾아냈죠.

정말 횡재였어요..

학교 한쪽 구석에서라도 자려고 들어갔는데..

마침 성당 사람들이 그 초등학교로 놀러왔더라고요..

자기들 먹으려고 해놨던 오리탕이랑.. 밥이랑.. 반찬이랑..

다~ 우리한테 주더라고요..

정말 배 터지게 먹었어요..

밥에.. 푸짐한 반찬에.. 오리탕에.. 수박에.. 소주까지..

밥 먹고 있는데.. 어느 학교들 다니냐길래..

“성균관대, 고려대, 한양대, 그리고..” 하니까..

좋은 대학에서 왔다며 사윗감 삼고 싶대요.. –;

어떤 아줌마는.. 우리한테 소개팅 시켜주겠다며

대학교 4 학년인 딸이나 1 학년인 딸이나 고르래요.. o.O;

그냥 헤헤~ 웃으며.. 오리탕 먹기 바빴지만.. ^^;

이것 저것 실컷 먹고.. 잠을 자려고.. 운동장에 누웠어요..

거기 계신 분들이 학교 건물 안에서 자라고 하셨지만..

잔디에 누워서 자보고 싶어서요..

잔디? 음.. 그 학교 운동장이 완전 잔디였어요..

그것도.. 창경궁 잔디보다 훨씬 더 고르게 자란 잔디요..

그 위에 누워서.. 이불을 덮었는데..

하늘에.. 별들이.. 가득.. 심지어..

은하수도 봤어요!! 태어나서 첨으로 본 은하수..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수많은 별들..

하늘에 그렇게 많은 별들이 보일 줄이야..

그렇게 별을 보다가… 우린 잠들었는데 말이죠..

새벽에.. 추워서 깼어요..

으덜덜.. 진짜.. 진짜루 추웠어요..

이불으로 안 덮은 부분엔.. 이슬이 맺혀서 축축하고..

옷만큼이나 얇은 이불을 덮으니.. 덮어도 덜덜..

앞으로 노숙을 할 때는 두꺼운 이불이나 신문지로 무장해야겠다고 생각…

암튼 그렇게 떨면서 자고요.. 담날은 아침 6 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해먹고 7 시쯤 출발했어요.. 마석을 향해서..

계곡에서 놀다가 점심을 먹고 마석을 향해..

일단 수동까지 가는데.. 길을 잘못 든 2 명과

길을 제대로 간 2 명으로 나뉘어 가게 됐어요.

전 길을 제대로 들었죠… 근데 그게 문제!!

길을 잘못 든 2 명은.. 비록 청평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편한 길로 갔는데 말이죠..

길을 제대로 든 우리는.. 어마어마한 산을 넘어야 했어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오르막.. 47 번 국도였나? 37번인가?

암튼 무쟈게 저주스러운 도로였어요…

간신히 간신히 정상까지.. 타고는 못 가고 거의 끌고 갔죠..

그 담부터는.. 엄청난 내리막이!!

브레이크를 꼬옥 잡고 가는데도 엄청난 속도가 붙었어요..

잠시나마 오르막 오른 보람을..

그렇게 내리막을 가다가 다시 오르내리막.. –;

마석에 도착하니 대략 8 시쯤?

청평까지 돌아서 샛터를 실수로 지나 마석까지 온 팀이

샛터 유원지로 가기를 거부하더군요.. –; 결국 서울로 출발..

밤 12 시 서울 도착..

저는 일행과 떨어져 호영이와 닭을 먹고

호영이네 집에서 잤죠.. 집에다가 일정을 2 박 3 일로 얘기해놨기 때문에..

암튼 그러고서 호영이랑 겜방에서 스타크를 하다가..

(열라 많이 깨짐.. T.T)

지금 집에 돌아왔어요.. (이 글을 쓴 건 몇 시간 전이었고.. 나우가 맛이 갔었음)

무거운 짐을 메고 자전거 타고 돌아댕겼더니.. 엉덩이가 무지 아프고..

살도.. 엄청 탔어요.. 으아 따가워..